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이륙하는 순간 긴장"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19일 5시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발사를 앞두고 한 치의 긴장도 늦추지 않은 채 성공발사를 기원했다.
전남 고흥 나로호우주센터에서 만난 이 원장은 그간의 고생을 나타내기라고 한 듯 수척한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2000년 12월부터 지금까지 꼬박 8년 8개월 동안 나로호 개발에만 몰두해온 이 연구원장에게 나로호에 대한 총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나로호가 발사될 때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나로호가 점화될 때와 이륙하는 순간, 위성과 분리되는 발사 후 9분이 됐을 때다. 발사체는 우주로 막 떠날 때 가장 힘들다.
엄청난 가속도가 붙어 쉽게 날아가면 오히려 후련한데 그렇지 못하면 실패를 의미하기 때문에 무척 긴장된다.
카운트다운이 끝난 후 3.8초가 되면 나로호가 이륙한다. 이때 우주로 향하는 나로호의 자세가 불안하지는 않을까, 잘 뜰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이 들 것 같다. 일단 눈앞에서 사라지면 안심이다.
우리나라가 처음 시도하는 위성과 발사체와의 분리 작업도 정말 중요하다. 발사 후 9분이 되면 이 과정이 진행되는데 성공하면 바로 정보가 들어온다. 정보가 들어오면 발사 후 13시간 이내에 하는 교신 작업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발사대 주변은 일반인은 물론 기자들에게도 출입이 금지돼 있는 이유는
"나로호가 기립돼 있는 발사대는 최대한의 보안을 위해 통제를 원칙으로 했다.
발사대 주변에는 50여명의 러시아 연구진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100여명의 러시아 관계자들, 한국 연구진 등을 포함한 500여명 등 총 700명이 대기했다.
정부부처 장관 등 고위직 관계자들 150여명도 발사 전에 나로호를 관람했다. 만약 실패해 비상상태가 되면 위험하므로 발사 전에 대피한다."
-나로호 발사를 가능하게 하는 연료는 어떤 것들이 있나
"나로호 발사를 위해 연료와 산화제뿐만 아니라 공기도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공기는 1초당 4kg으로 매우 20ppm이하의 매우 건조한 상태다. 한마디로 고청정ㆍ초저온ㆍ초고압이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를 90%정도 채운 후 발사 직전까지 조금씩 집어넣는다. 발사대에 기립된 나로호의 발사가 연기됐을 경우에는 연료 등에 의한 손실만 억대다.
만약 문제가 생겼을 때 점화 직전에 모든 상황을 올 스톱시킬 수 있다."
-만약 발사가 실패하면 어떻게 되나
"나로호는 러시아 연구진들과 합작으로 만든 것이므로 완전히 우리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우주과학 기술이 우리보다 앞선 러시아 기술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에 성공하리라 본다.
만약 기술적 문제가 있다면 1차적으로 한국 기술진들이 하는 비행시험위원회(FTC)에서 협의가 이뤄진다. 실패하면 내년 5월에 2차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바뀐 사항이 있는가
"원래는 지역단체 등에서 성공 기원 축제 등이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김 전대통령의 서거로 다소 엄숙한 분위기에서 발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서거 소식을 접한 18일에는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발사 일정을 연기에 대해 심각히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대통령의 임기 중 우주과학 기술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것과 나로우주센터 개발 착수도 그때 이뤄진 점을 고려해 예정대로 실시한 것이다. 센터 내에 분향소를 설치해 애도를 표할 예정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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