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도약하는 저축은행) (下)저축銀 업계 키워드는 '내실'과 '개성'

2009-08-19 13:05

(편집자주: 종잣돈 모을땐 '씨드 머니 뱅크(Seed Money Bank)'. 서민들의 목돈을 책임지는 저축은행의 성장이 눈부시다. 전체 자산규모는 75조원을 넘었고,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지방은행 전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커진 덩치만큼 내실 강화도 관건이다. 하지만 비용 및 수익 불균형, 규제법안 국회 계류 등 업계에겐 어려움이 많다. 2회에 걸쳐 저축은행 업계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주요 업체들을 분석해본다.)

최근 저축은행 업계의 화두는 '내실'과 '개성'이다. 실물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성장을 지속하고, 톡톡 튀는 개성과 정체성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저축은행이 주목받고 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 자산이 8조원을 넘어서며 지방은행을 압도면서 저축은행 업계에도 '규모의 경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또 시장 전체 파이가 커진 만큼 눈에 띄는 마케팅 전략으로 주목을 끄는 저축은행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실을 다지며 업계 리더 자리를 구축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바로 솔로몬과 현대스위스. 이들은 최근 부실은행을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커진 덩치만큼 내실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각각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 영업활동도 눈에 띈다.

△솔로몬, 칭기스칸 정신으로 진취적 성장 지속

   
 
솔로몬저축은행은 '칭기스칸' 정신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사진은 솔로몬저축은행 본사 전경.
솔로몬 저축은행의 사명은 '칭기스칸' 정신이다. 열정을 가지고 미개척 분야를 발굴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 2007년 전(前) KGI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어 업계 최초로 증권업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대기업, 시중은행, 대형 증권사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현 솔로몬투자증권을 세워 이른바 저축은행 업계에도 '금융그룹'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지난 2005년부터 자산규모로도 업계 1위를 지켜오고 있다. 지난 4일 영남 저축은행이 MS저축은행과 합병하면서 한국진흥경기영남 저축은행의 자산규모가 8조가 넘은 것을 제외하면 여전히 업계 선두다.

내실을 다지기 위한 안정성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 전담 부서인 심사팀과 법무팀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또 전문 인력을 확보해 점검 체제를 강화하고,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리스크 관리를 '표준화'했다.

△현대스위스, 선진 금융으로 도약 발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과학적인 관리시스템으로 정평이 나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선진 금융 기법을 도입해 '스마트'저축은행으로 거듭났다. 사진은 본사 전경.

현대스위스는 지난 2000년과 2002년, 각각 스위스 머서(Mercer)와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으로부터 선진 금융 노하우를 도입했다.   

특히 지난 2002년부터 자체 고객을 대상으로 분석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CSS, Customer Scoring System)을 운영해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으며 이를 바탕으로 리스크관리시스템(RMS, Risk Management System)을 개발해 객관적인 대출 심사 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신용평가시스템'도 돋보인다. 전반적인 여신정책의 방향을 수립하고 금융시장 환경에 적합한 고객관리전략, 금리전략, 손익요소전략 등을 총괄하는 '차세대 전략관리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또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내년부터 '종합수익관리시스템'을 도입해 회계 분리 및 예산관리 전산화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자산규모 4조6000억원에 달하는 현대스위스금융그룹은 오는 9월에는 예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현대스위스Ⅳ저축은행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토마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토마토저축은행은 톡톡 튀는 마케팅 전략으로 업계 내 '트렌드 리더'로 자리잡았다. 사진은 본사 전경.
토마토저축은행은 독특한 개성과 정체성으로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지난 2006년부터 공동구매 적금 상품을 출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여러 명의 고객이 함께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고객들은 스스로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이 상품의 공동구매 참가자를 모집할 정도며 재테크 사이트에서 최장기간 인기상품 1위를 차지하는 등 고객들의 입소문을 통해 성장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수요일 야간창구 운영 방안은 20~30대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업계 내 '야간창구' 붐을 일으켜, 최근 타 은행에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야간 창구 운영을 통해 영업수익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등 이중효과를 누리고 있다.

△제일, 51년 전통으로 신뢰도 높아

지난 1968년 세워진 제일저축은행은 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유동천 회장 체제를 지속하면서 신뢰를 확보, 고객 충성도도 높다.

제일저축은행은 인사 시스템에 있어 남다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순혈주의'.

제일저축은행의 이용준 행장과 제일Ⅱ저축은행의 정구행 행장 모두 영업부 사원에서 시작해 여러 부서의 요직을 거친 후 CEO가 됐다.

제일저축은행은 업계 내에서 '인재사관학교'로 유명하다. 실제로 타 저축은행의 여러 요직에 제일은행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1997년 2월, 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고 기업공개를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했다.

특히 저축은행 위험 요소로 자주 거론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경우, 구성비율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16%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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