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1일 강릉행 신호탄…경남 양산 박희태 거취 놓고 갈등

10월 재보선 지역인 강릉 공천을 놓고 한나라당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간 사활을 건 경쟁의 신호탄이 12일 올랐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친박계인 심재엽 전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 사실상 지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친이계의 본격적인 반격이 예상돼서다.

강릉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이라 본선보다는 당내 예비경선을 통과하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선공은 박 전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박 전 대표는 강릉을 방문한 자리에서 심 전 의원과 ‘아주 각별한 사이’임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도리 중에는 의리를 지키는 것도 있다”며 격려했다.

친박측에선 “개인적 차원의 격려방문”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친이계는 “당 심사위에서 공정한 공천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박 전 대표가 섣부른 행동을 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공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현재 친이계에선 청와대 김해수 정무비서관과 권성동 법무비서관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본격적인 공천경쟁으로 당내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일 공천이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결정이 날 경우 친박계는 ‘명백한 이 대통령의 코드공천’이라며 강력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남 양산의 경우 출마를 공식화한 박희태 대표의 거취가 양대 계파의 갈등을 불러왔다. 일단 박 대표는 논란을 우려한 듯 “지금은 좀 정지작업을 해야한다”며 대표직 사퇴여부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직을 포기해야 한다’는 친이계와 ‘유지해야 한다’는 친박계는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친이계는 박 대표가 대표직을 갖고 출마할 경우 독기가 오른 야권이 일제히 ‘정권심판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고 선거 패배 시에는 여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대표직을 갖고 (재선거에) 나가는 것은 야당의 정권 중간심판론 논거를 강화시킬 우려가 있고,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는 박 대표가 사퇴한다면 지도체제 개편에 따라 박 전 대표의 경쟁자인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에 오를 수도 있고, 조기전대 등을 통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조기복귀가 이뤄질 것이라고 경계하는 분위기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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