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해외업체와 계약시 금품.향응 접대 심각
2009-08-12 11:27
국내 공공기관들이 외국 기업체들과 계약업무를 추진하면서 금품∙향응을 제공받는 등 부패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한 적이 있는 경험자들이 1회에 건낸 평균 액수는 금품은 약 139만원, 향응은 95만원어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년간 해외업체와 계약업무를 추진한 한국전력공사, 주택공사,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석탄공사 등 34개 공공기관들과 실제로 계약업무를 추진했던 적이 있는 외국기업체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업무 진행과정에서 금품∙향응을 제공한 비율은 2.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국내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시 집계된 금품∙향응 제공률(0.9%)에 비해 3배나 높은 것이다.
응답자 중 외국기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내국인(1.3%)보다 외국인(3.8%)의 금품∙향응 제공경험이 더 많아 대외신인도 하락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품제공 등에 대한 효과성에 대해 ‘효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1%에 불과한 반면, 30.8%는 ‘효과 없다’고 응답했다.
또한 한국기업의 불공정한 사업관행에 대한 질문에 ‘선물제공∙접대’라는 응답이 15.9%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정경유착 10.4%, 연고주의 10.4%, 폐쇄성 7.3%, 불투명한 회계처리 3.9% 순으로 대답했다.
공공기관 전체적인 국제거래 청렴도는 10점 만점에 8.71점으로 나타났다.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외국기업에 근무하는 내국인(226명)은 9.11점으로 비교적 청렴수준을 높게 평가한 반면, 외국인(264명)은 8.36점으로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국사회의 부패문제 해결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투명한 기업활동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37.1%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기업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 마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권익위 한삼석 청렴조사평가과장은 “이번 조사결과를 대상기관에 통보해 기관 자율적인 개선노력을 촉구할 방침이며 향후 측정대상 기관의 확대, 조사방법 보완 등을 통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조폐공사, 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대한주택공사, 방송광고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이 포함된 34개 조사대상 공공기관 중 지역난방공사, 관광공사 등 6개 기관은 응답자가 없어 실제 조사에서는 제외됐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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