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임투세액공제 예정대로 연말 종료"..논란
재계 "내년까지 연장 요구" 반발..투자심리에 악영향
정부와 한나라당이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예정대로 올해 말에 종료키로 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친서민 행보에 밀려 연말쯤에 폐지되는 것인데 기업친화와 서민친화가 맞닥뜨리면서 현 정부 경제철학의 근본마저 흔들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재계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비여력 및 내수기반 확대가 관건인 만큼 핵심방안인 기업의 연구개발(R&D) 및 투자활성화를 위한 임시투자세액 공제 등 세제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10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에 대한 임시투자세액 공제를 연장하지 않고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취임 6개월을 맞아 재정부 기자실을 방문해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도입 후 20년가량 시행되다 보니 인센티브보다는 보조금 형태가 됐다"면서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올해 말 일몰과 함께 끝내고 연구개발(R&D), 환경, 에너지 등 목적별 투자세액공제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는 예정대로 추진할 것이므로 기업 부담이 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까지만 임시투자세액공제 혜택이 있을 것인 만큼 투자하려는 기업은 연말까지 빨리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투세액공제란 기업들이 기계장치 등 설비에 신규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정부분을 법인세나 사업소득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경기가 좋을 때는 폐지했다가 나빠지면 다시 도입하는 과정을 거쳐서 1982년 도입 이래 27년 가운데 20년 동안 시행됐다.
정부는 현재 연구개발(R&D) 투자에 최고 30%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새로운 투자 유인책을 검토중인 상황이라 임투세액 공제를 예정대로 중단하더라도 기업들에게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대규모 무차별 감세의 후유증을 우려한 정부가 이 제도를 올해 말에 종료키로 함에 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법인세 인하는 강행하면서 이보다 투자 유발 효과가 큰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접는 것은 기업 투자 촉진이라는 취지에 어긋난다는 점에서다.
특히 기업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임투세액 공제 제도를 연장하고, 공제 시기도 투자가 이뤄지는 과세연도와 완료되는 연도중에 납세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임투세액공제 제도 종료 방침에 대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세전이익에 부과하는 법인세는 임시투자세액공제와 견줘 투자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매우 적다"며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 경기의 선순환을 유도하자는 정부의 감세 정책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가 임투세액 공제 폐지에 대한 입장을 확정했지만 당정 협의 등을 통해 한나라당과 조율을 거쳐야 하는데다 그 마저도 국회에 제출된 뒤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 정책위 관계자는 "현재 의제로 올라온 임투세액 공제 폐지에 대해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후속회의를 통해 조율해나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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