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별화 통한 점유율 확대...하반기도 ‘맑음’

2009-07-26 11:52

지난 2분기 삼성전자는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깜짝실적을 기록했다. 24일 실적발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매출 32조5100억원, 영업이익 2조5200억원을 거뒀다. 특히 반도체·LCD·휴대전화·TV 등 4개 부문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며, 휴대폰과 TV는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거두며 삼성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호실적은 첨단기술과 앞선 아이디어를 통한 경쟁사와의 차별화와 이를 통한 점유율 확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 최초’ 첨단 제품으로 미래 시장 선전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LED TV 풀라인업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했다. 경쟁이 치열한 TV 시장에서 LED TV는 마진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월 현재 삼성전자는 65만대의 LED TV를 판매하며 해당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다.


휴대폰 부문은 제트·옴니아II 같은 프리미엄 단말기를 통해 선진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흥시장에 엔트리 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유통망 확대에 나섬으로써 노키아의 아성을 조금씩 무너트리고 있다.

그 결과 삼성 TV와 휴대폰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하고 있다. TV 시장에서는 14분기 연속 1위를 달리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늘리고 있으며, 10% 후반 대였던 휴대폰 점유율도 2분기 19~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폰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노키아가 30% 대로 추락하면서 삼성과 노키아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판국이다.

LED TV와 AM OLED를 채용한 제트폰을 내세우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점차 결실을 맺고 있다. 실제로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혁신적인(WOW)’ 제품 창출과 마케팅”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점유율 상승을 이뤄낼 것”을 주문한 바 있다.

반도체 부문 역시 하이닉스 등 경쟁사들이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40나노급 DDR3 2Gb(기가비트) 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차세대 시장을 먼저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CD 부문도 추가적인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점유율 증가 없이 수익만 올리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버리는 것”이라는 최 사장의 지론 역시 삼성전자가 하반기에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2분기 삼성전자의 마케팅 비용은 1조3454억원(본사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1조397억원)보다 많았다. 통상 기업들이 불황 기간에는 마케팅 비용을 삭감해 이익률을 조정하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은 것이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은 "삼성전자 주력사업들의 원가경쟁력과 시장지배력 강화가 3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 어려움도 있지만 계절적 IT수요 개선이 기대되면서 전사 차원의 매출과 수익성은 2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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