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證, 매각설로 고공행진 주목
현대증권이 증권업종 약세에도 증시에서 시세를 분출하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권가는 이 배경으로 매각설을 꼽고 있다. 현대가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현대증권을 팔 것이란 이야기다.
8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증권은 전날보다 3.34%(450원) 오른 1만5400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반면 증권업종 지수는 0.56%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현대증권은 매각설이 확산되기 시작한 이달 들어서만 10.75% 뛰어올랐다.
이런 강세를 이끈 것은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현대와 현대중공업 간 경쟁으로 보인다.
현대는 현대상선 지분을 47.20%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대중공업은 30.54%로 17%포인트 가까이 뒤진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산업은행으로부터 현대건설 지분 12%를 사들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지분 8.3%를 가지고 있어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가 현대상선을 지키기 위해 현대증권을 팔 것이란 루머가 도는 이유다.
여기에 다른 매각설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롯데와 KB금융이 현대증권 인수를 위한 접촉에 나섰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와 현대증권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건설을 사들여 현대상선 지분 8%를 확보하더라도 경영권을 위협받진 않는다"며 "수익성이 양호한 현대증권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도 "현대증권을 팔 생각이라면 현정은 회장이 전날 현대자산운용 창립행사에 직접 와 향후 육성 방안을 언급했겠냐"며 매각 가능성을 일축했다.
롯데ㆍKB금융도 소문을 부인하긴 마찬가지다.
롯데 관계자는 "검토조차 하지 않은 근거없는 풍문"이라고 말했다.
KB금융 관계자도 "금시초문"이라며 "2조원 규모 유상증자로 이런 소문이 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대로 증권가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는 현대증권을 제외하면 돈을 버는 계열사가 많지 않아 매각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주식시장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기 때문에 의사만 있다면 우회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