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예산 축소 대비해야"

2009-06-24 19:57

앞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대한 정부 예산이 줄어들 가능성에 대비해 이 분야 투자를 줄이거나 민간·공기업들의 투자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훈기 교통연구원 투자분석센터장은 2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획재정부.KDI 주관 2009~2013 국가재정운영계획 토론회에서 '예산 제약하에서 도로, 철도 등 SOC 투자효율화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했다.

이 센터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과 30대 선도사업 등 대규모 사업에 예산이 확정되면 여타 SOC 분야 예산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기존 SOC사업에 대한 투자규모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예산이 줄어든다면 이 분야의 전체 자본투입을 줄이는 방안과 민간이나 공공기관을 적극 활용해 사업 규모 자체는 유지해 나가는 대처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투자가 줄어든다면 신규사업의 경우 경제적 효율성 기준에 따라 사업을 유형화, 추진타당성이 확보되지 않는 사업은 투자조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적 효율성 지표인 편익/비용(BC)비율이나 교통혼잡도 지수(VC) 등을 적용해 우선순위에서 떨어지는 사업은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단 효율성이 떨어지더라도 교통네트워크 효과, 지역균형발전, 교통안전성 등의 정책적 중요성이 인정되는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민간선투자 제도나 공기업의 여유재원을 활용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재정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시에 민자사업 추진가능성 검토를 병행, 사업성이 있고 수익자부담이 가능한 SOC사업은 민간자본을 적극 활용해 민간투자사업(BTO)으로 우선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용지보상비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공사기간 연장 등의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토지은행을 통해 교통 SOC수용 용지를 미리 비축하고 이를 사업 추진시 공급해 용지문제를 해소하는 방안도 나왔다.

한편 수익성이 있고 투자여력이 있는 공기업을 중심으로 사업비 매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도로, 철도, 수자원 등 사업의 성격과 공기업의 투자여력 등을 감안해 공기업 분담비율을 조정하고 주택공사와 토지공사 통합의 시너지 효과에 따른 재정여력과 도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을 통한 자체투자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이성모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SOC 사업의 적기 개통 지연에 따른 사회적 비용, 선진국과 비교한 우리나라 SOC 투자 스톡 등을 감안할 경우 SOC 투자를 과감히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체적인 교통투자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맞춰 충실히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대섭 철도기술연구원 철도교통물류연구실장은 "특히 철도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해야한다"면서 "동.서해안 철도 등 연결 투자, 장기 설계기간을 고려한 선제적 투자, 기술개발과 네트워크 구축간의 상호 효율적 연계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교통 SOC 스톡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교통혼잡비용 감소 추세와 경제여건 변화, 인구 정체 등을 감안할 때 SOC 투자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경제예산심의관은 "향후 SOC 투자규모는 일시적으로 증가된 규모는 제외하고 재정투자 뿐만 아니라 민간, 공기업 투자규모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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