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보유자산 매각 안돼 '고심'
특히 정부가 건설업체 회생을 위해 공동주택용 택지에 대한 제3자간 전매제한을 지난해 말부터 대폭 완화했지만 실제 전매가 이뤄진 건수도 거의 없다.
은행권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 참여를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 몇 백억원에서 몇 천억원에 이르는 매물을 선뜻 매입할 여력이 되는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해 경영정상화방안을 이행해야 하는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월드건설은 강남 사옥을 비롯해 영업용 부동산, 평택에 보유한 대규모 주택용지 등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월드건설은 "주택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며 "기업들이 모두 PF를 이유로 매입을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드건설의 경우 사옥을 매물로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임대도 나가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9호선 개통이 연장되면서 임대 계약도 미뤄지고 있다"며 "매각도 9호선 개통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림건설도 사옥과 김포 양촌지구 택지 시공권, 가양동 아파트형 공장부지, 제주도 휴양지 지분 등에 대한 매각을 진행중이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는 "김포 양촌지구의 경우 수익성이 높아 PF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금융비용 등을 감안해 시공권을 내놓았다"며 "하지만 매수를 추진했던 기업이 PF대출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해 현재 다른 매수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 사업 PF를 달성한 경남기업도 광주 수완 에너지 사업장, 행담도 등 보유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풍림산업도 충남 연기군 건자재 공장 부지, 분당 아이원플러스 오피스텔, 법인 골프회원권 등 280억원 규모의 자산을 내년부터 매각할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매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수건설은 천안 보유 토지, 서울 성동구 홍익빌딩 등 자산매각을 추진중이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성과가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가 내놓은 서울 광장동 화이자 부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처지다. 화이자부지는 현재 현대건설이 매수를 추진중으로 조만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어렵기는 해외사업은 더 심각하다. 월드건설은 사이판 리조트, 괌과 캐나다 등지의 보유토지 등을 약 1년전부터 매물로 내놨지만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우림건설의 경우 애플타운 상업시설 매각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우선 PF에 성공한 공동주택 분양이 완료되면 상업시설 매각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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