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상 여행스케치 - 추억의 영화 ‘콰이강의 다리’가 있는 태국 칸차나부리

2009-06-11 14:02

   
 
 

조금 멀리서 들려오는 듯하던 휘파람 소리 행진곡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강한 브라스 밴드로 바뀌는 ‘콰이 강 행진곡’(River Kwai March)이 실제로 들려올 것 같은 콰이강의 다리는 태국과 미얀마를 잇는 415km의 철길 위에 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이 이곳을 점령했을 때 전쟁포로와 강제 노역자들을 동원해 만든 이 다리는 공사 과정에서 총 8만 명의 노동자와 1만 3000여 명의 전쟁포로, 그리고 수천 명의 일본군이 목숨을 잃었다.

타이-미얀마 철도가 건설된 미얀마와의 국경 부근은 비가 많은 정글지대이다. 열대 풍토병의 메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지리, 기후상의 악조건이 콰이강의 다리를 포함해서 ‘죽음의 철도’라는 비극을 낳은 배경이 되었다. 타이, 미얀마의 철도, 아름다운 자연, 그것에 더하여 선사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장소, 고대도시의 자취, 사파이어 광산 등도 이 밀림 안에 숨겨져 있다.

이렇듯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간 이 공사에 관한 이야기는 후에 피에르 볼레(Pierre Boulle)의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라는 책으로 상세히 소개되었고 같은 이름으로 1957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영화는 데이비드 린이 감독하고 윌리엄 홀덴과 잭 호킨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우리에게는 영화음악이 더 알려져 있다. 이 당시 다리 제작 비용만 미화 25만 달러가 들었고 그 해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이 되었다.

방콕에서 서쪽으로 128km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칸차나부리는 방콕에서 버스로 두 시간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 ‘금의 도시’라는 의미의 칸차나부리는 한 때 금이 많이 나와 붙여진 이름이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로 유명해진 이 지역은 사탕수수로 유명하며 험준한 산악으로 인한 정글과 계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산악지역에 접근하기 위한 다양한 도로가 뚫려 있으며 생태관광과 정글투어를 좋아하는 여행자를 위한 정글리조트가 많이 개발되어 있다. 남들과는 다른 여행을 꿈꾼다면 정글투어에도 도전해 보자.

2차 대전 공동묘지에 가 보자. 이 묘지에는 전쟁 중 일본군의 타이, 미얀마 철도 건설에 혹사당해 병사하거나 영양실조로 죽은 6,982명의 연합군 병사가 잠들어 있다. 대부분이 영국, 네델란드 병사들인 이 묘지의 묘비에는 당시 소속 부대명과 마크, 나이 등이 새겨져 있는데 동료들에게 남기는 말이 적혀 있어 가슴을 저미게 한다. ‘내 아이들이 나를 영원히 기억한다면 내 죽음은 헛된 것이 아닐 것이다’라는 문구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전쟁의 참상을 되돌아보고 평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칸차나부리는 코끼리 트래킹이 발달되어 있는 곳이다. 태국을 방문했을 때 코끼리 트래킹을 제대로 즐기려면 북부 치앙마이 쪽까지 가야하는데 방콕에서 버스로 12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에 있다. 그러나 칸차나부리는 버스로 불과 2시간 거리에 있어 시간 형편상 태국 북부지역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칸차나부리에서 코끼리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코끼리 트래킹은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뗏목 래프팅도 칸차나부리가 자랑하는 매력 가운데 하나. 열대지방이지만 유난히 높아 보이는 하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감돌아 나가는 황토 빛 콰이강은 조용하게 흘러간다. 이런 고요함 속을 뗏목을 타고 강 한가운데로 나가면 차분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서둘러야 하고 챙겨야 하는 여행 속의 일상에서 잠깐 동안이지만 마음의 보따리를 풀어놓고 고요함을 즐기는 시간. 여행의 깊이가 한층 더해진다. 


방콕에서 칸차나부리로 가는 방법

방콕에서 칸차나부리 여행 일정은 보통 방콕-칸차나부리는 버스로 이동하고 깐차나부리역에서 남톡행 기차를 타는 것이 가장 좋다. 방콕에서는 물론 기차도 출발하지만 버스는 2시간 걸리는 반면 기차는 3시간이 걸리고 기차는 하루 두 편(07:45/13:45)만 출발하지만 버스는 05:30~22:00까지 10~15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버스를 주로 이용하게 된다. 또한 기차를 이용하려면 방콕의 톤부리 역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방콕의 호텔들은 보통 톤부리역과 먼 곳에 위치해 있으며 톤부리 역으로는 르아두언(수상버스)를 이용해 강을 건너야 하는데 자주 오지 않아 기차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버스는 방콕 남부터미널(싸이따아마이)에서 출발하며 에어컨 1등 버스(2시간), 2등 버스(3시간) 등 두 종류가 있다.   여행작가/와우트래블 대표 webmaster@wa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