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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바닥다지기 돌입… 향후 관건은 수출

2009-06-08 07:25

경제성장률이 상승반전하고 환율이 안정을 되찾는 등 우리 경제가 바닥다지기에 돌입했다.

이에 경제주체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확산되고 소비자들의 소비욕구도 되살아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며 지나친 기대감은 추가 위험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경기 바닥찍었다? 내수 불씨 살아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성장하면서 지난해 4분기(-3.4%) 이후 1분기 만에 상승반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09년 3분기 기업경기전망'에서도 3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110'으로 1년 9개월 만에 기준치(100)를 넘었다.

국내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속속 전해지자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도 완화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5로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국내 신용카드 사용액(기업구매카드·현금서비스·카드론 제외)도 27조4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6% 늘었다.

올해 1월 3.89%, 2월 6.67%, 3월 6.22%, 4월 7.00%의 증가율을 감안하면 소비가 점차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또 대표적인 내수지표인 백화점 매출과 자동차 판매의 회복세도 뚜렷하다.

롯데백화점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매출이 20.3%나 늘었다.

5월 자동차 내수 판매는 12만44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3% 증가했고 전달 대비로는 31.7% 급증했다.

◆ 전문가, 경기회복 판단 일러… 수출 살아나야

전문가들은 무역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회복은 요원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광준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우리 경제는 수출 연계성이 크고 내수가 작아 국제 경기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나홀로 성장은 어렵다"면서 "현재 내수회복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출이 회복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을 일구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기획재정부도 경제동향보고서를 통해 "경제회복의 강도가 약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유가 상승 우려가 있어 향후 경기를 낙관하기 이르다"고 경고한 바 있다.

4월 무역수지는 사상 최고치인 60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0% 감소한 304억1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에도 수출이 22% 감소해 불황형 흑자기조를 잇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선임연구원은 "경기선행지표 호전은 고무적이지만 수출이 매월 전년 동월 대비로 20~30%씩 감소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며 "현재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것만으로는 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곽영훈 하나금융연구소 연구분석실장은 "경제 지수가 비이성적으로 빨리 회복되고 있다"면서 "자본이 조금씩 위험자산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이는 자칫 미니버블을 부를 수 있어 지나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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