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 장기화 따른 금융안정 '앞장'

2009-05-28 19:33

당정청 비상대책반 가동.. 필요땐 시장안정조치 시행

북핵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북한의 2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무력충돌 위협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동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하면 신속한 시장안정 조치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상황전개에 따라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돼 우리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고 여전히 대내외적 변수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고민은 깊다.

◆외환·금융시장 파장에 '촉각'...불안 땐 신속대응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19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는 북핵 리스크라는 외생 변수에 대한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긴박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우선 정부는 외환시장과 주식시장, 채권시장의 자금 흐름에 이상 징후가 없는지 점검하고 국내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날 과거 유사한 사례를 고려할 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다수 전문기관의 전망이며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번 북핵 사건을 국내 금융회사의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보고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북핵 관련 비상대책팀을 통해 부처 간의 정보 공유와 정책 협조를 강화하겠다"며 "불필요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내외신에 우리 상황을 알리는 홍보 활동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는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현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되게 관리하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허경욱 재정부 1차관이 반장을 맡고 있는 '비상대책팀'도 더욱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국제 금융, 국내 금융, 수출시장, 원자재 확보, 생필품 가격안정 등 5개 부문별 팀이 하루 5회 관련 주요 지표를 점검 중이다.

◆환율·주가 안정적...단기 악재 그쳐야

대내외 악재는 '외환·주식시장→외국인 직접투자→수출시장' 순으로 영향을 끼친다. 아직까지는 외환·주식시장이 북핵 등 돌발악재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1% 오른 1392.17로 장을 마감하며 6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에 따른 우려로 한 때 하락 반전하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상승으로 돌아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우려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2.50원 내린 1256.9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 수출 역시 교전 등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부각할 만한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사태가 어떤 양상으로 흐를지 추후 변화 상황에 따라 우리 경제의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북한 문제로 인한 지정학적인 요인은 예전부터 있었던 일로 시장에서는 오히려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북핵으로 인한 영향은 지금까지 굉장히 제한적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트레이딩 패턴을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선물을 많이 사는 것을 봐도 북한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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