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자살보험금 지급 급증

2009-05-17 12:53
연예인 및 동반자살 건수 늘어난 탓

생명보험사의 자살 보험금 지급액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연예인 자살 및 동반 자살 건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대한·교보생명이 지급한 자살 관련 사망보험금은 지난 2008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기준 1924억원으로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보험금 지급 건수도 1606건에서 1685건으로 4.9% 늘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 탤런트 안재환과 최진실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 소식이 이어지면서 자살 관련 지급 건수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자살 보험금 지급 규모가 전년 동월 대비 10~40% 감소했다가 9월에는 17.1%, 10월은 24.8% 증가했다. 이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73.7%와 97.7%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올 2~3월에는 50%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대한·교보·알리안츠·흥국·금호·미래·동양생명 등 8개 보험사의 월별 보험금 지급 건수는 지난해 4~9월에 230~290건 수준을 유지하다가 10월 440건, 11월 530건으로 껑충 뛰었으며 올 3월에는 402건을 기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가입자가 사망한 뒤 유가족이 보험금을 청구하고 실제로 받기까지 2~3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생보사들은 종신보험 가입자가 가입 후 2년 내에 자살로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지만 그 이후에는 일반 사망과 같이 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에 가입한 후 목숨을 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일부에서는 보험금을 노린 자살을 막기 위해 보험금 지급 시점을 기존 가입 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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