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검사 재개...신한지주 "나, 떨고 있니?"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재개할 방침이어서 금융위기로 위축된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은 21일 신한은행과 신한지주를 시작으로 시중은행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신한지주에 대한 종합검사는 다음 달 6일부터 한 달 간 실시되며 6월에는 외환은행에 대한 종합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우리·하나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과 대구은행 등 지방은행에 대해서도 종합검사가 이뤄진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 SC제일은행을 검사한 이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은행권에 대한 종합검사를 중단했다.
금융위기로 가뜩이나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는 은행권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금감원은 다음달부터 재개하는 종합검사를 통해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산건전성 분류 적정성, 구조조정 추진 현황 등을 중점 점감할 방침으로 이를 위해 30명의 검사 인력을 파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기와 맞물려 과거 은행들이 무분별한 외형 경쟁으로 시장 불안이 가중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책임 소재를 가릴 계획이다.
이는 김종창 금감원장이 최근 은행권의 몸집 불리기 경쟁으로 각종 위기설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발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지난 17일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은행들의 과도한 몸집 키우기로 단기 외화채무가 827억 달러 증가했다"면서 "이에 따라 외화채무 상환 부담이 늘었으며 지난해 9월 이후 각종 위기설의 빌미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시중은행들의 엔화대출 실태를 점검하고 있으며 다음달에는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 은행권이 예금을 비롯한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이른바 '꺾기' 관행에 대해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은행권은 다음달 신한지주 종합검사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스캔들에 연루된 라응찬 회장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종합검사는 정기적인 검사로 업무와 관련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검찰에서 라응찬 회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따로 조사를 실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 회장은 지난달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을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자금을 전달한 용도는 불법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