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정책 누가 믿겠느냐?"

2009-04-16 11:13

"시장을 살리려는 정부의 어설픈 말이나 정책이 오히려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주택 정책에 대한 한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그는 또 "정부의 이러한 정책을 누가 믿겠느냐"며 "지금은 투자자들도 대부분 관망세로 돌아서 오히려 시장이 가라앉았다"고 덧붙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가 무산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송파구 잠실의 새잠실공인중개 홍광식 대표는 "최근 거래된 물건 가운데 3가구 이상 다주택 소유자가 꽤 있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계약을 무효로 하자는 분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주변 시세가 4000만~5000만원 정도 올라서 계약을 무효로 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재건축시 60㎡이하 소형평형 20%를 지어야 하는 규정을 존속키로 했다는 소식에 재건축 시장 분위기도 급격하게 가라앉고 있다. 이 제도가 그대호 시행될 경우 재건축 아파트의 일부 조합원은 지금보다 오히려 면적이 준 소형 아파트를 배정받아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의 국제공인중개 대표는 "재건축 조합원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며 "정부 신뢰도도 바닥이고, 정부가 시장을 살리려는 것인지 죽이려는 것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어느 한 정책만을 가지고 시장을 제어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정책을 엮어 다각적인 방법으로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재룡 삼성경제연구소 공공정책실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하려고 하는 정책들의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13일 발표했던 다주택 양도세 완화 조치 등은 원안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나 경제 여건이 조금 변했다고 정책을 자주 바꾸면 정책 신뢰도와 실효성 모두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또 "일부에서 정부의 정책이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는데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가 실물경제 회복에 일조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며 "최근 거래가 조금 늘었다고는 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을 회복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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