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서울연극제, 30년 추억을 더듬다

2009-04-13 12:40

   
 
 

지난 30년 동안 한국 연극의 흐름을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2009 서울연극제’가 오는 16일부터 5월 24일까지 39일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등 5개의 무대에 올려진다. 이번 연극제는 30주년을 기념하여 그동안 서울연극제를 통해 공연한 작품 가운데 9편의 희곡을 선정해 선보인다. 과거의 작품들이 가졌던 가치를 현대화시키는 의미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피카소의 여인들’(브라이언 맥아베라 작, 폴 게링턴 연출)을 개막공연으로 연극제의 막이 오른다. 피카소에게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던 올가(서이숙), 마리테라즈(이태린), 프랑소와즈(배해선), 재클린(김성녀) 등 4명의 여인이 등장한다. 각각 20~30분씩 모놀로그 형식의 독무대에서 피카소와의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맘마미아’ ‘댄싱 섀도우’의 연출로 친숙한 폴 게링턴이 맡았다.

25년 만에 돌아온 ‘봄날’(이강백 작, 이성열 연출)도 눈길을 끈다. 1984면 초연 당시 호평을 받으며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연출상, 미술상을 수상했다. 동양설화의 ‘동녀 모티프’ 를 빌려와 절대 권력자인 아버지와 일곱 아들과의 갈등과 그 갈등을 통해 드러나는 폭력성, 그리고 화해를 그린다. 초연 당시 아버지 역을 맡았던 배우 오현경(73)씨가 같은 역으로 돌아와 노익장을 과시한다.



한국 역사의 아픔을 담은 ‘이런 노래’(정복근 작, 박근형 연출)도 무대에 오른다. 이념과 역사의 회오리에 희생당하는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념운동투쟁 같은 단어들이 먼 과거의 이야기처럼 생소한 요즈음, 다시 ‘이런 노래’가 들려온다. 역사의 진실은 무엇인지, 옳은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용왕과 심청이의 서울나들이로 시작하여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꼬집는 ‘심청이는 왜 두 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전쟁 범죄와 개인의 신념을 그린 ‘한스와 그레텔’, 배우 정보석씨가 화가 이중섭 역을 맡아 그의 사랑과 광기를 보여주는 ‘길 떠나는 가족’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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