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년의 숨결이 - 공룡 발자국 천국, 여수 사도

2009-06-18 11:15


   
 
 
우리나라 남해안은 공룡들의 천국이었던 모양이다. 공룡이 뛰어 다니고 익룡이 날아다녔던 흔적들이 전남의 해남이나 보성, 화순, 여수, 그리고 경남 고성 등지에서 발견된다. 이 공룡 화석지들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신청을 해 둔 상태이고 금년 6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유산대회 에서 등재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여수 사도(沙島)는 천연기념물 제434호인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도 유명하다. 주변에 있는 추도, 낭도, 목도, 적금도 등에서도 발견되는 이 화석들은 8천만년에서 9천만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시대의 것들로 약 3,800여 점이 발견되었다.

특히 추도에는 세계 최대 길이인 84m나 되는 공룡들의 발자국 행렬이 발견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사도로 들어가는 관문인 선착장에 내려서면 두 마리의 거대한 티라노사우루스 모형이 객들을 맞는데 이런 풍경에서 사도가 공룡 섬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모래밭으로 연결되는 시루섬에 가면 공룡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제주에 있는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암 등 여러 기암들이 시루섬에 있는데 이 바위 부근의 거대한 바위 속에는 또렷한 형태의 규화목(硅化木)이 박혀 있는가 하면, 그 위쪽의 갯바위에는 공룡들의 줄지어 이동한 발자국 화석이 방금 전에 찍힌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다. 마치 공룡들이 떼 지어 달리가 대회를 열었던 운동장 같은 곳이다.

시루섬은 사도 주변의 여러 무인도 중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섬이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옆에서 본 사람 얼굴 같은 얼굴바위, 산더미 같은 크기의 장군바위, 맑은 물이 솟아나는 젖샘바위, 거대한 야외음악당 같은 동굴바위, 고등학교 한 학년 전체가 한 자리에 앉을 만큼 큰 멍석바위, 제주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암 등의 기암들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시루섬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거북바위.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구상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바위인데, 그 크기며 생김새가 영락없는 거북선이다.

사도는 음력 정월대보름과 2월 영등사리, 음력 3월 보름, 4월 그믐 등을 전후로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기 때문에 ‘신비의 바닷길’로도 유명하다. 일명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자연현상이 일어나면 사도 인근 바다는 폭이 약 10m, 길이 3km 정도의 큰 길이 만들어진다.

올해 사도 바닷길이 열리는 시간은 4월 5일부터 9일까지, 5월에는 4일부터 8일까지. 이 기간 동안 새벽과 오후 각 한 차례씩 열리는데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 약 한 시간씩 열린다. 사도 바닷길 중 가장 크고 환상적으로 바닷길이 열리는 구간은 사도와 추도 사이로 바닷길이 열리면 청각, 미역 등의 해초도 채취할 수 있다.

바닷물이 가장 많이 빠지는 정월 대보름 경에는 낙지, 문어, 해삼, 개불, 소라 등을 건질 수도 있지만 내년을 기약하는 수 밖에 없다.
글, 사진 정보상 여행작가, 와우트래블 운영webmaster@waw.co.kr

사도 가는 길

여수에서 사도까지 가는 배편인 백조호가 하루 두 차례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배편문의는 태평양해운(061-662-5454)에 하면 된다. 섬 안에는 자전거, 오토바이 등 바퀴가 달린 것은 찾아볼 수 없다. 그렇지만 사도에서 시루섬으로 이어지는 중간 섬인 간도와 증도 입구까지 약 400m의 해안도로가 나 있어 걸어 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산책하듯 천천히 섬 주변을 걸어다는 것만으로도 조용한 섬 분위기에 빠져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