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모바일 D램 경쟁 가열

2009-03-29 08:31


"올해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엘피다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겠다"(3월 26일 김종갑 하이닉스 사장).

"MCP(모바일용 반도체칩) 시장에서 하이닉스를 따라 잡겠다"(2월 26일 그레이엄 로빈슨 마이크론 마케팅 상무)

모바일 D램 부문을 보강, 세계 시장에서 앞선 경쟁자를 추월하겠다는 반도체 업체들의 출사표가 잇따르고 있다. 모바일 D램은 휴대전화 등 모바일 기기에서 메인 메모리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그만큼 크기가 작고 전력 소비도 적은 고부가가치 D램을 말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닉스 김종갑 사장은 지난 26일 주주총회에서 D램 가운데 모바일 D램의 프리미엄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모바일 D램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하이닉스는 지난해 12% 수준(자체 집계)인 모바일 D램 세계시장 점유율을 올해 두 배인 24%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위 일본 엘피다를 추월, 3위에서 한 단계 도약한다는 얘기다. 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에서 모바일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10%에서 17%로 높인다.

엘피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27일 엘피다는 50나노 공정을 적용한 2기가비트(Gb) 용량의 모바일 D램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50나노급 2Gb 제품을 양산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 이어 세 번째다.

4위권인 미국 마이크론도 '하이닉스 추월'을 첫 번째 목표로 모바일 D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멀티칩패키지(MCP) 시장에서 2010년까지 10%, 2010년 이후 15% 이상 수준으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MCP는 D램·낸드플래시·컨트롤러 등을 결합한 모바일 기기용 반도체 칩으로, 모바일 D램의 패키지 형태다.

모바일 D램 점유율이 50%를 웃도는 선두 삼성전자도 긴장을 풀지 않고 올해 이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앞선 MCP 적층 기술을 통해 고성능 모바일 기기에 최대 용량의 D램 솔루션을 제공하고, 대용량 모바일 D램으로 MCP 적층 수 자체를 줄여 더 작고 가벼운 모바일기기를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현재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전체 D램 가운데 모바일 D램은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앞다퉈 모바일 D램 강화에 나서는 것은 무엇보다 불황 속에서 돋보이는 '수익성' 때문이다. 반도체 값이 '바닥'인 가운데 그나마 모바일 D램 가격은 같은 용량의 일반 범용 D램의 3~4배에 이른다.

더구나 IT 경기 부진이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범용 D램을 사용하는 PC보다는 모바일 D램이 들어가는 휴대전화·휴대용게임기·PDA·디지털카메라 등 모바일 기기의 수요 감소 폭이 훨씬 더 적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일반 D램 제품보다 성장 전망도 밝다. 시장 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모바일 D램 시장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한 해 평균 14.4%씩 성장하고, 2007년 30% 수준이던 휴대전화의 모바일 D램 채용 비율도 2012년에는 83%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D램의 성능은 이를 사용하는 휴대전화나 디지털카메라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인 모바일 D램의 주도권을 지켜 다른 업체들과의 수익구조를 차별화하겠다"고 밝혔다.

<표> 모바일 D램 시장 점유율(아이서플라이 집계, 수량 기준)
(단위 : %)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3분기 누적)
삼성전자 43.0 42.3 46.2 51.5
엘피다 31.5 43.0 35.9 32.1
하이닉스 1.5 0.0 7.1 9.3
마이크론 4.8 4.1 4.0 4.5
키몬다 19.2 10.6 4.5 1.4
기타 0.0 0.0 2.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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