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자동차업계 '잔인한 4월'

2009-03-29 08:23


3월 위기설'은 소멸했다. 하지만, 철강과 자동차업계는 다가오는 4월을 두려워하고 있다. 두 업종 모두 올해 들어 최악의 한 달이 될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4월이 가장 힘든 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연료탄 가격 협상은 마무리되고 있지만, 철광석은 지지부진해 현재로서는 다음 달에도 지난해와 같은 고가에 공급받을 가능성이 크고 수요산업도 한층 움츠러들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포스코 다른 관계자는 "한 해 동안 적용될 철광석 가격을 놓고 호주 등 광산업체들과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가 너무 커 협상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도 원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료탄 구매 가격 하락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설이 대두하는 점도 포스코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포스코는 또 지난해 12월 창립 후 약 40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들어가 2분기에도 90만~100만t을 감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내 철강업계 전체적으로는 중국이 4월 1일부터 철강을 비롯해 섬유, 유화 등 주요 분야에 대한 수출세 환급률을 올리기로 한 것이 부담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출세 환급률 인상으로 말미암아 질 낮은 중국산 철강이 들어와 국내 시장을 어지럽혀놓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4월이 두렵기는 자동차업계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자동차를 살 때 부과하는 각종 세금을 5월부터 감면하기로 하면서 소비자들이 세금 감면이 시행되는 전까지 신차 구매를 미룰 공산이 커진 탓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5월부터 세금 감면 정책을 시행하면 4월 판매는 큰 타격을 입는다"며 "정부가 세금 감면 적용 시기를 좀 더 앞당겨주기를 바란다"고 읍소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4월에는 완성차 업계들이 일정 수준의 판매를 유지하려고 제 살 깎기로 할인 행사를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감면되는 세금 수준에서 할인하면 현대차는 4월에만 약 500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지원을 전제로 업계 구조조정과 노사관계 선진화를 요구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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