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은 바닥 다지는 횡보 국면"

2009-03-27 07:40

경기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도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 또는 반등의 시점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닥론' 논란 = 지난 2월까지만 해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살아나면서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하는 분석이 나왔었다. 하지만 3월 들어서 오히려 빠른 속도로 거래가 냉각되면서 '바닥론' 얘기는 일단 물 밑으로 들어간 상태다.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통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도 상승세를 보여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러한 모습이 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시장흐름을 보면 2월까지와 3월 이후의 상황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바닥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시세 변화 없이 거래가 없는 지루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도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3개월 이상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가격도 올라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국지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현 시점에서 바닥론은 거론하기에는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일부 지역이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아직도 매수자 중심이 아닌 매도자 중심의 시장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이 회복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 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지표들이 별로 우호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회복시점이 문제 = 바닥론이 의미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은 바닥론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 언제쯤 반등 또는 회복세로 돌아서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현 상황은 횡보를 하면서 바닥을 다지는 시점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바닥론을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과연 언제쯤 전고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김학권 대표도 "지난해말(11,12월)거래된 가격에서 추가 하락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면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며 "문제는 소비자(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실물경기 침체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희선 전무도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공격적인 투자성향이 나타날 수 없다"며 "이로 인해 매수자들도 위험부담이 적은 소규모 투자처를 찾거나 아니면 투자를 유보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시장 분위기기 밋밋하게 흘러가면서 횡보장세를 보이고, 이에 따라 매수세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시장의 분위기를 움직일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예컨데 악재일 경우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반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거나 아니면 호재를 바탕으로 횡보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실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시장의 변화가 없다면 지루한 횡보국면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4,5월경에는 이러한 흐름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모멘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올 3분기쯤이면 시장이 회복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대표 역시 금융위기 등 불안한 대외 변수가 어느정도 완화가 되면 회복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경기회복이 4분기에 나타난다고 예측할 때, 이에 앞서 3분기부터는 부동산 시장이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고 예측했다.

반면 일시적인 추가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 소장은 "양도세 중과 폐지로 매수세 보다 오히려 매물이 늘고 있는 것처럼 (강남3구)투기지역에서 풀릴 경우 오히려 매수세 보다는 매물이 더 나올 가능성이 많다"며 "이 경우 추가 하락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 소장은 그러나 전반적으로 지금은 바닥을 찾고 다지는 과정이며 언제 전고점을 찾아가는 계기가 마련되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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