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황기 구원투수 '그룹주펀드'
경제불황으로 주식시장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성이 돋보이는 그룹주펀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증시불안이 여전하지만 이 펀드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적을 유지하며 여타 상품과는 차별화된 수익률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화재 삼성물산을 포함한 삼성 핵심 계열사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주식1(A)'은 23일 기준 운용규모 3조7200억원으로 단일펀드 가운데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그룹 집중투자 초과수익=그룹주펀드는 국내 주요그룹 소속 상장사 가운데 대내외 경쟁력과 우량한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시장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핵심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LG전자, 포스코, 현대차, SK텔레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식 1(CLASS-A)'는 23일 기준으로 1개월 평균 7.97% 수익률로 상위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룹주펀드는 환율이나 유가 같은 주요 경기변수 흐름에도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높다.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는 점 또한 이 펀드가 주로 투자하는 우량기업에 긍정적이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정책으로 대기업이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로 인해 그룹주펀드는 상당 기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장이 반등하고 경기가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면 살아남은 기업을 중심으로 영업활동과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때 시장 프리미엄도 함께 커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약세장에서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도 그룹주펀드가 유리하다.
정진호 동양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주식 편입비율을 시장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액티브펀드와 달리 그룹주펀드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유지한다"며 "주가지수가 내려가거나 박스권에서 움직일 땐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이슈 위험은 주의해야=사회적인 이슈로 기업 오너가 지배구조를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그룹주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미리 챙겨야 할 대목이다.
예를 들어 작년 '삼성특검'이 진행되고 있을 때 삼성그룹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는 전년대비 수익률이 40.39%에서 -27.28%로 13.11%포인트 급락했다. 이 상품은 23일 현재 4.48%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투자비중에도 제한이 있는 만큼 투자에 앞서 편입종목에 대한 정보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정균 연구원은 "모든 펀드는 '10%룰'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편입비중을 관리하는 데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가입하려는 그룹주펀드에 대해 사전에 보유종목과 보유비중을 충분히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주펀드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라는 조언이다.
백재열 한국운용 펀드매니저는 "경기부양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중소형 소외주가 일시적으로 시세를 분출할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현상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선 그룹주펀드가 유리해 보인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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