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급상승..건전성 '비상'

2009-03-18 08:28


올해 들어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함에 따라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뛰고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던 가계 및 대기업 대출 연체율도 꿈틀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과 가계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전체 금융권의 연체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금융회사 부실화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67%로 작년 말 대비 0.59%포인트 뛰었다. 2005년 10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업대출 연체율이 2.31%로 작년 말 대비 0.84%포인트나 상승했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0.89%로 같은 기간 0.07%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 연체율은 0.97%포인트 급등한 2.67%로 2005년 5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침체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연체율 상승은 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의 연체대출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주요 금융권역의 전체 대출 규모는 1천261조2천억 원으로 이 중 연체금액은 34조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은 올해 2월 말, 보험사는 1월 말, 카드사.저축은행.상호금융회사는 작년 말이 기준이다.

연체금액이 2007년 말과 비교해 54.15%, 12조2천200억 원이나 늘어나면서 연체율은 2.04%에서 2.76%로 상승했다.

은행권의 연체대출 규모는 15조4천억 원으로 2007년 말 대비 9조6천억 원이나 급증했다. 가계와 대기업의 연체 대출규모는 각각 3조4천억 원, 6천억 원으로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지만 중소기업 연체규모는 11조4천억 원에 달한다.

2007년 말에 비해 저축은행 연체금액은 6조9천300억 원(연체율 14.70%)에서 8조5천500억 원(15.60%)으로,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는 5조8천400억 원(4.00%)에서 6조4천200억 원(3.89%)으로 각각 불어났다.

보험사의 연체금액은 2조8천억 원(3.93%)에서 3조1천400억 원(3.94%)으로, 카드사는 1조800억 원(3.79%)에서 1조1천600억 원(3.43%)으로 각각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금융권 연체대출 규모가 상반기 안에 4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병건 신영증권 금융팀장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건전성 악화에 대비한 금융회사의 위험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도 경기부양 정책과 함께 금융회사 건전성 제고에 힘 써야한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다만 2월 연체율 상승속도가 1월에 비해서는 둔화되고 정부도 부실채권 매입을 목적으로 한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할 예정이어서 금융회사 건전성이 극단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