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보류> 위태로운 CJ, 이재현 회장 한계에 도달했나?

2009-03-04 11:31

CJ그룹이 위태하다.

삼성가의 장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마다 실적부진에 허덕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CJ그룹은 그동안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몸집을 키워 왔지만 실적부진에 따른 잇따른 사업 포기로 이 회장의 경영능력마저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을 둘러싼 살인청부 사건과 탈세 의혹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당초 삼성그룹의 계열사였던 제일제당은 1993년 삼성으로부터의 경영분리를 발표하면서 CJ그룹으로 새 출발을 시작했다. 당시 이재현 회장은 제일제당을 비롯한 8개 계열사를 이끌고 삼성그룹에서 독립, 자신만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이 회장은 식품업계의 3대 기업으로 불리던 신동방CP를 인수하는 등 덩치를 불리기 시작, 현재 13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집단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식품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주축으로 한 CJ그룹은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면서 실패의 쓴 잔을 마시기 시작했다.

특히 2006년 야심차게 진출했던 온라인쇼핑몰 시장에서 ‘엠플’은 옥션과 G마켓의 반격으로 인해 사업을 포기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CJ그룹의 유일한 금융계열사였던 CJ투자증권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도 했다.

당시 CJ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식품사업군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매각했다”고 발표했지만 재계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검증 없이 무리한 확장으로 인한 CJ투자증권의 계속된 적자가 매각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또 그룹 내 유일한 건설계열사인 CJ개발과, 엔터테인먼트분야를 맡고 있는 CJ미디어·엠넷미디어가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이 구설수에 계속 오르내리는 것 또한 CJ그룹을 당혹케 하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개인자금을 관리하던 직원이 살인교사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으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장은 고교친구로부터 청부폭력·살인교사에 대한 고소를 당해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CJ그룹 역시 2007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CJ개발의 비자금 의혹을 수사한 데 이어 계열사인 엠넷미디어를 통해 강남의 대형 나이트클럽을 인수하려다 포기해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CJ그룹의 핵심 역량인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 사상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7월 평균 10% 가격을 인하한 밀가루 부분은 물론이고 식용유 부문은 높은 사용원가로 인해 매출이익률이 전년 대비 35.8%에서 32.1%로 3.7%p나 하락했다.

CJ제일제당 정길근 부장은 “영업 실적은 나쁘지 않았으나 환율 급등에 따른 환차손이 너무 컸다”며 “원가 상승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일회성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사실상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측은 "올해는 시작부터 마이너스 2000억원의 손실을 안고 영업을 시작해야 하니 너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수립한 올 1차 경영계획을 수정하고, 2차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위기 탈출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지만 마땅한 돌파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인 이 회장은 실추된 CJ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위기의 리더십’을 보여 줄 수 있을지 이 회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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