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로 14조원 날려

2009-03-04 11:30

금융위기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로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 주식투자로 입은 손실규모가 14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주식부문의 손실은 채권 부문에서 발생한 수익이 상당부분 상계시켜 금융부문만의 손실규모는 84억원이었다.

아울러 지난해 전체적인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규모는 총 166억원으로, 장부가수익률 기준으로 운용수익률은 0.01%인 것으로 집계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4일 2009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개최해 작년도 국민연금기금 결산안을 심의∙의결하고, 지난해 기금운용현황을 보고받았다.

기금운용현황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민연금 자산(국민연금기금)규모는 총 235조9518억원으로 2007년말 (219조6235억원)에 비해 16조3283억원이 증가했다.

기금적립액 중 약 99.8%에 달하는 235조5208억원이 금융부문에 운용됐고, 금융부문 내에서는 채권 81.9%(국내 채권 77.7%, 해외채권 4.2%), 주식 14.4%(국내주식 12.0%, 해외주식 2.4%), 대체투자 3.7%로 각각 나눠 투자됐다.

전년대비 투자비율 변동은 국내채권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 5.7%P 증가했고, 국내 주식 및 해외주식은 각각 3.1%P, 0.1%P 감소했다. 대체투자 비중은 1.2%P 증가했다.

기금운용 수익은 모두 166억원으로, 운용수익률이 0.01%(장부가수익률 기준)를 기록했다.

투자부문별 수익규모는 국내채권에서 17조6399억원의 가장 많은 수익금을 올렸고, 해외채권에서는 1조5125억원, 대체투자에서 195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반면, 국내 주식에서는 14조1577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해외주식에서는 5조1987억원을 날렸다.

이와 관련 복지부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어려운 여건에서도 다른 해외 연기금에 비해 큰 손실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수익이 낮은 주식투자 비중을 낮추고,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금운용방향을 변경하는 등 금융시장 변화에 적극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연기금인 GPIF 수익률은 -13.9%, 미국의 CalPERS는 -27.1%, 네델란드의 ABP는 -20.2%, 캐나다의 CPPIB는 -14.5%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해외 연기금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한편 최근 몇 년동안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약 7%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난 2004년 수익률이 8.6%에 달하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이래 2005년에는 5.4%, 2006년 5.9%, 그리고 2007년에는 7.05%를 기록한 바 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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