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AIG사태 화난다"
2009-03-04 08:30
규제시스템 허점 이용 '헤지펀드'식 영업
벤 버냉키 FRB 의장 |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지난 18개월 동안 나를 가장 화나게 한 사건이 있다면 AIG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며 "AIG는 규제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헤지펀드처럼 영업을 했다"고 비판했다.
버냉키는 이어 "AIG가 무책임한 투자를 통해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금융규제시스템의 결점으로 이에 대한 감시가 없었다"며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세차례에 걸쳐 AIG에 1500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AIG는 지난해 4분기 미 기업 사상 최대인 617억달러의 손실을 입어 정부로부터 다시 300억 달러를 지원받게 됐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서 AIG의 부실 운영을 비판했다.
그는 "AIG는 거대하고 복합적인 글로벌 보험사인데도 성숙한 규제시스템의 부재로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처럼 운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AIG사태에 따른 위험이 큰 만큼 AIG가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둬야 한다"며 AIG에 대한 추가 지원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도 "금융시스템이 어느정도 안정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경기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재정적자가 늘더라도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적인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도 내비쳤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