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車업계 지원, "중국을 배워라"
위기에 빠진 미국 자동차업계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는 데 대해 논란이 거세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취임 후 의회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 정부가 자동차업계를 지원하는 데 대해 미국민들의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일각의 비판은 여전하다.
미 시사주간 타임 온라인판은 1일(현지시간) 이런 시점에서 미국과 전혀 다른 중국의 자동차산업 지원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중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중국 정부가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자국 자동차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수요 진작에 있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세금을 줄이고 보조금을 투입해 소비자들이 더 많은 자동차를 사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20일 자동차(1.6L 이하 기준) 판매세를 10%에서 5%로 낮추고 주행세와 휘발유 가격을 내렸다. 이 조치는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해 지난 1월 소형차 판매는 전달에 비해 19% 늘었다.
소형차의 판매에 힘입어 중국에서는 1월 한달 동안 73만5000대의 자동차가 팔렸다. 이는 같은달 미국시장 판매량(65만7000대)을 넘어선 것으로 중국은 최초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우뚝 섰다.
베이징 최대 현대자동차 딜러숍의 한 매니저는 "감세가 판매에 도움을 준 게 분명하다"며 "이번 조치가 시행된 이래 16L 이하 모델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들이 누리는 혜택은 더 크다. 외국 업체에 비해 소형차 생산 비중이 더 크게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토종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6%에서 1월 30%로 늘었다.
중국 정부는 시골에서의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보조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시골은 도시에 비해 자동차 보급율이 낮아 시장이 그만큼 더 크기 때문이다.
오는 3월부터 풀리는 보조금 규모는 모두 7억3000만 달러. 개인당 최대 725 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이 지급되면 구식 3륜 차량을 현대식 자동차로 바꾸려는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들도 정부 정책에 호응해 시골에서 이용하기 좋은 소형 트럭과 미니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1월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 수는 일년 전에 비해 14% 줄었다. 마이클 듄 JD파워 애널리스트는 "1월 판매량을 근거로 추산하면 올해 중국 자동차 판매는 20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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