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단기외채 문제…아직 위기 속"-FT

2009-03-02 18:32

한국이 단기 외채 문제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현지시간) 렉스칼럼에서 "아시아지역에서 신용위기의 최대 피해국인 한국이 지난해 4분기에 대외채무 450억 달러를 상환했지만 여전히 순채무국"이라며 "한국은 세계 최대 채권국인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꼬마"라고 비꽜다.

잔여 만기(Remaining maturity) 기준으로 한국은 만기가 1년 미만인 장기 부채를 포함, 지난해 말 기준 단기 외채가 1940억 달러인 데 비해 외환보유액은 2000억 달러로 아시아지역에서 채무 대비 외환보유액 비율이 장 타이트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회사채 등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들을 뺄 경우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1700억달러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기 외채가 유동적인 외환 보유액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물론 한국이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어 각각 130억달러, 200억달러의 여력을 확보했지만 이 또한 일시적인 처방에 불과하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특히 중국과 맺은 260억 달러 규모의 스와프 계약은 중국의 위안화를 달러화로 전환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다만 "물론 통화 스왑 계약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꺼이 한국 채무에 대한 상환 기한을 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문은 "이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미지수"라며 동유럽발 금융위기로 유럽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대출을 회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한국의 대외 채무 중 유럽계 은행에서 빌린 채무의 비중은 58%에 달하기 때문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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