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00선 위협… 공포심리 확산
미국증시가 25년만에 최악인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로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1000선 아래로 떨어질 수다는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4.22포인트(4.15%) 내린 1018.81을 기록하며 반등 하루만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개인만 4068억원 순매수했을 뿐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164억원과 112억원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특히 외국인은 전달 10일부터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으로 2조382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회수하며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지수 1000선 붕괴 가능성=경기침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증시를 떠나고 있어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1000선마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연초 해외 경쟁사에 비해 생존 가능성이 높은 ITㆍ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전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국내 기업만 양호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코스피가 작년 10월27일 기록한 저점인 940선까지 박스권 하단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국내기업도 실적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던 ITㆍ자동차마저 1분기 실적이 급감할 경우 지수는 작년 저점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연초 강세장 영향으로 12배까지 뛰면서 세계 평균(11.3배)이나 신흥시장(9.6배)보다 높아진 점도 증시에 부담스럽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미국 GM 파산이나 동유럽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코스피가 작년 10월 저점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그래도 바닥은 있다=증시에서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작년 10월 저점까지 떨어질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지금 약세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는 작년 10월에 비해 증시 여건이 훨씬 양호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시엔 외화 유동성 위기로 국가부도 위험성까지 거론됐지만 미국ㆍ중국ㆍ일본과 연달아 통화스왑을 체결하면서 금융시장이 안전판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은 작년 10월에 비해 크게 양호해졌다"며 "지수 1000선이 붕괴되더라도 일시적인 약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수 1000선이 무너진다면 저가매수에 나서란 조언도 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수 1000선이 무너질 경우 단기매매 기회로 삼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IT를 비롯한 그동안 낙폭이 컸던 우량주를 중심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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