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美주식형펀드 '대박' 토머스 포레스터

2009-03-02 12:43
유일하게 돈 번 펀드…최고 수익률 '0.4%'

   
 
사진:토머스 포레스터
지난해 미국 주식형 펀드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린 펀드의 수익률은 고작 0.4%에 불과했다. '수익률'이라고 하기조차 민망한 실적이지만 이 펀드가 8200개의 주식형 펀드 중 유일하게 돈을 번 펀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미국 주식형 펀드는 평균 39%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박(?)의 주인공은 '포레스터 밸류'를 운용하는 토머스 포레스터. 포레스터 밸류는 운용 규모가 미국 주식형 펀드 평균의 10분의 1인 7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난해 선방한 결과 최근 2000만 달러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금융위기로 인한 자금 이탈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다른 펀드의 사정과는 딴판이다.

펀드 운용자인 포레스터도 몸값을 높이고 있다. 그는 무색하게 한 때 펀드의 실적이 좋지 않아 아내로부터 사업을 접으라는 핀잔까지 들었지만 최근에는 투자자와 방송사, 신문사의 잇단 러브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만간 지금보다 더 크고 화려한 사무실로 이사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2일자에서 포레스터의 화려한 나날이 올해도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가도 거침 없이 추락할 수 있는 게 주식형 펀드의 생리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998년 닷컴 열풍에 힘입어 그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키네틱스 인터넷 펀드'. 이 펀드를 운용했던 라이언 제이콥 펀드매니저는 그해 196%의 수익을 올려 1998년 5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운용액을 1999년 6억 달러로 불리고 독립했다. 하지만 새로 꾸린 '제이콥 인터넷 펀드'는 2000년 80%의 손실을 보는 등 지난 5년간 연 평균 6%의 손실을 입어 펀드 규모는 25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신문은 또 포레스터가 지난해 거둔 수익은 주식 편입이 아니라 현금 보유 비율을 높인 데서 비롯됐다며 그가 올해 챔피언 자리를 지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레스터 밸류는 올 들어 이미 13%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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