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지역 상승세 주춤 왜?

2009-03-02 17:16

올들어 호가가 급등하며 살아날듯 하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하여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다시 잠잠해지고 있다. 예상됐던 투기지역 해제가 늦어지고 가격 부담에 따른 매수세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성남 의왕 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오름폭은 비록 크지 않지만 '2.12 양도세 경감조치'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강남권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는 지난 2월 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강남권 집값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 하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다시 오름세가 꺾이면서 잠잠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 매매시세는 변동이 없이 보합권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0.13%, 강동구가 0.34% 오른 정도다.
부동산114 시세 조사 역시 강남권 시세는 변동이 없었다.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호가 변동은 그리 없는 상황. 일부 급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조금 내렸지만 폭은 크지 않다.

지난해 9억원선에 거래됐던 반포 자이 아파트 115.5㎡는 연초 10억원에 거래된 뒤 최고 12억원까지 호가가 올라간 상황에서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나온 급매물 가운데 상당수는 소화됐지만 호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물건은 여전히 팔리지 않고 남아 있다"고 말했다.

10억원을 호가하던 개포동 주공3단지 49㎡는 결국 호가 2000만원 정도 빠진 수준에서 매물이 나왔다.

김규정 부동산114부장은 "기본적으로 투기지역 해제가 계속 유보되면서 이에 따른 매수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된 때문으로 보인다"며 "연초 거래가 이뤄지면서 오른 가격도 부담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부장은 또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연말에 비해 호가가 2~3억원도 오른 상황"이라며 "하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영 닥터아파트 팀장은 "추격매수세가 나타나야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러지 못하다"며 "투기지역 해제가 늦어지고 있는데다 '3월 위기설' 등 향후 미래에 대한 불신이 주요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팀장은 또 "최고점에 비해서 내렸다고는 하지만 지금의 가격도 결코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는 매수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면 현 가격대에 부담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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