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와인이 가장 맛있나요? (와인 시음회 두배 즐기는 법)
2009-03-02 11:16
[죠이의 와인 e야기]
와인 시음회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 정도 와인을 아는 사람들 역시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어떤 와인이 가장 맛있나요?”
물론 시음회의 성격에 따라서 비슷한 성격의 와인 몇 가지를 놓고 비교 시음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라도 더 맛있는 와인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조건 이지만 각기 다른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와인의 맛에 대한 비교를 하는 시음일 것입니다.
대부분의 와인 시음회는 어떤 와이너리나 메이커에서 제품 홍보를 위하여 6가지 혹은 그 이상의 와인을 소개하는 자리 입니다.
예를 들면 칠레와인 시음회의 경우라면 아마도 특정 제조사의 각기 다른 품종의 리저브급 와인 몇 종과 그랑리저브급 와인, 그리고 해당 메이커의 최고급 와인 한 종 정도를 시음하는 자리일 것 입니다.
또 프랑스 와인의 시음회 경우는 특정 네고시앙의 보르도 지역 와인부터 작은 지역의 와인들 몇 종을 시음하는 자리일 것 입니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 등을 통해 찾아본다면 동호회 또는 업체에서 진행하는 시음회에 참석을 할 수 있으며, 가격은 보통 3만~4만원 대 입니다. 와인에 따라서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와인과 함께 음식도 제공 되며 해당 메이커의 직원을 통해 와인 뿐 아니라, 생산지역의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와인 시음회에 참석할 때 와인과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만으로도 몇 만원의 값어치를 하기에 충분하겠지만, 미리 몇 가지를 준비해 참석한다면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입니다.
먼저 작은 수첩 또는 메모를 할 수 있는 것과 카메라 등을 준비해보세요. 대부분의 경우 해당와인의 사진과 설명이 있는 테이스팅 노트라는 프린트 물을 제공하지만, 자기 자신만의 느낌을 적은 테이스팅 노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와인을 몇 배로 즐기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시음회에 참석하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절대 시음회에 소개되는 와인들의 순위를 매기지 마세요.
각기 다른 품종의, 또는 다른 지역의 와인을 놓고 어느 와인이 더 맛이 좋다라는 평가는, 우리 누나랑 옆집 누나랑 누가 더 잘생겼을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차라리 예전에 접했던 같은 지역의 와인이나 동일 품종의 비슷한 가격대의 와인을 기준으로 놓고 시음을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 입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6가지의 와인을 시음했다면 기억에 담아두는 와인은 아마 스스로 가장 맛있었다 생각하는 한, 두 가지의 와인 뿐이겠지만, 후자의 경우 그날 시음한 와인의 대부분을 그 내력부터 특성까지 기억하게 될 것 입니다.
세상에는 와인을 담아둘 수 있는 병의 수만큼 와인의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같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빈티지에 따라 미묘한 맛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어떤 와이너리는 해마다 그 해 포도작황의 상태에 따라 브랜딩을 달리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지역의 동일한 품종으로 와인을 양조하더라도 포도밭에 따라서, 또는 제조사에 따라 맛의 차이가 커지고, 똑 같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보관상태나 다른 환경에 의해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 입니다.
조금 있으면 올해에도 무역센터에서 와인 엑스포가 열릴 것 입니다.
수 천종의 와인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테이스팅 노트와 사진, 그리고 당일 공략할 와인들에 대한 몇 가지의 룰을 정해놓고 간다면 무작정 가서 와인 몇 십 종을 테이스팅한 후 발그레해진 얼굴로 2차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보다 몇 배는 즐거운 자리가 될 것 입니다.
Joe180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