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지분매각 '촉각'
SK證 인수설 영향 주가급등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주회사인 SK 지분을 매각해 증권가가 촉각을 세우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보유해 온 SK 지분 2.22%(104만787주) 가운데 0.07%(1만주)만 남기고 2.19%(103만787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최 회장은 지주사 회장이란 상징적 의미만 남긴 채 지분 대부분을 처분한 셈이다. 최 회장은 이번 매각으로 800억~900억원에 이르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SK 측은 이를 통해 최 회장이 지주사 전환 완료에 앞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는 31.82% 지분을 가진 SKC&C가 최대주주이다. SK도 자체적으로 자사주 13.81%를 보유하고 있다.
최 회장은 SK에 대한 지분율은 낮지만 이 지주사를 사실상 지배하는 SKC&C에서 최대주주이다. 현재 SKC&C 지분은 최 회장(44.5%)과 SK텔레콤(30%), SK네트웍스(15%)가 나눠 가지고 있다. SK는 이 가운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한 SKC&C 주식 전량을 매각해 순환출자 구조를 끊음으로써 지주사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SK가 밝힌 입장과는 다른 소문이 돌고 있다. 최 회장이 SK증권이나 SKC&C 주식을 사기 위해 미리 자금을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금산분리정책으로 SK그룹 같은 산업 지주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게 돼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 체제를 마무리하려면 올 상반기 안에 SK증권을 매각해야 한다. 이때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SK증권 주식을 사들이려고 SK 지분을 팔았다는 것이다.
오는 6월 상장을 앞둔 SKC&C 주식을 더 매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최 회장은 그룹에 대한 지배체제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SK증권은 이런 소문이 돌면서 전거래일보다 10.62% 급등한 1770원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거래량도 전날에 비해 4배 가까이 많은 4400만주로 집계됐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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