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인턴사원은 '체크카드 영업맨'
최근 은행권에서 인턴제도가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중 은행이 인턴직원들에게 체크카드 영업을 시키고 있어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취업 관련 까페인 '취업뽀개기'(http://cafe.daum.net/breakjob) 게시판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이 인턴들에게 100~200장 가량의 체크카드 영업을 지시하고 있다.
'호세무링요'란 대화명의 네티즌이 해당은행 직장체험 체크카드 할당량 얼마나 받았냐는 글을 남기자 같은 경험을 한 네티즌들의 댓글이 여럿 달렸다.
'백령엘레지'라는 네티즌은 "체크카드 200장 정도 영업해 올 수 있겠느냐 물음에 100장으로 줄였다"고 밝혔고 '붕붕짱'이란 네티즌은 "졸업식에 간다고 하니 체크카드 영업을 해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에이구'란 대화명의 네티즌도 "졸업식에 간다고 했더니 친구들 전부해오라고 시켰다"며 "학과사무실에서 주민증 복사도 해오라는 말도 들었다"고 글을 남겼다.
문제는 이들은 해당은행의 정식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이 올린 실적은 결국 은행 영업점의 정직원들에게 배속된다.
해당은행에 인턴으로 입사한 일부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실적에 포함되지 않지만 '입행'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이 은행의 지시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게슈탈드'라는 네티즌은 "카드영업도 직장체험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고 또 다른 네티즌은 "영업을 배우기 위해 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수의 네티즌들이 해당은행의 체크카드 영업 지시를 질타하고 나섰다.
'낭만풍운' 대화명을 쓰는 네티즌은 "정말 너무 하다"면서 "이럴거면 처음부터 카드 영업 인원으로 선발했어야 했다, 완전 뒷통수 맞았다"고 분통을 터트렸고 '음하하하하'라는 네티즌은 "은행원들이 자신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행동"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나는달린다!'라는 네티즌은 "카드 영업 할 필요 없다"면서 "지점에서는 채용관련한 인사권이 없어 밑보일 필요는 없지만 잘 보여도 소용없다"고 냉소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 관계자는 "인턴들에게 장난스럽게 한 얘기가 다소 와전된 것 같다"면서 "인턴들이 체크카드 영업을 해야 할 의무도 없을 뿐 아니라 안 한다고 제약을 가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 영업점에 인턴에게 체크카드 영업을 시키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강용 금융감독원 일반은행기획팀장은 "인턴제 운용은 개별은행에 자율적으로 맡긴 것으로 금감원이 일일이 세부 지침을 내릴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인턴들에게 계속해서 영업을 강요한다면 지도지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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