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부품 산업 ‘하이킥 날린다’
2009-02-24 17:04
-반도체.LCD 세계 1위 위상 강화
한국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Liquid Crystal Display) 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최근 글로벌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이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먼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최근 잇달아 40나노급 D램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양사는 올 3분기부터 40나노급 DDR3 D램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40나노급 공정은 기존 50나노급에 비해 50% 이상 생산성이 높다. 생산성과 원가절감이 중요한 D램 시장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은 셈이다.
특히 해외 경쟁사들이 아직도 60~70나노 공정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 반도체기업과 경쟁사들의 기술 격차는 2년 이상으로 벌어진다.
2년여 동안의 출혈경쟁으로 인해 해외 경쟁사들이 신규기술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도 우리 기업의 기술 우위를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낸드 플래시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긍정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16기가비트(Gb) 멀티 레벨 셀(MLC) 제품의 2월 말 고정거래가격은 2.89달러로 이달 초 대비 12% 급등했다. 8Gb MLC 낸드플래시 가격은 2.65달러로 32.5%나 폭등했다. 특히 8Gb MLC 낸드플래시는 지난 12월 초 대비 150% 가까이 가격이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경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은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LCD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선전이 눈부시다.
지난해 말 사실상 5~10% 상당의 감산에 들어간 삼성전자는 물론 60%의 가동률에 머물렀던 LG디스플레이 역시 최근 LCD 주요 생산라인을 풀가동하며 생산력 강화에 나섰다.
수요 위축으로 인해 대만 AUO 등 해외 경쟁사들의 1분기 가동률이 50%를 밑돌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만이 정상 풀가동에 나선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 LCD 기업의 선전에 대해 “환율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40% 가량 높아진 것이 일차적인 요인”이라며 “가전제품 구매 시 가격보조에 나선 중국 정부의 움직임도 생산량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LCD TV가 세계시장을 장악하면서 이들에게 LCD 패널을 공급하는 dnfl 기업의 생산량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와 경기침체로 아직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 회복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 뒤 “다만 이러한 불경기 속에서 생산량을 늘리고 앞선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은 향후 시장이 호전되면 시장 주도권을 더욱 단단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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