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해외에서 성장해법 찾는다
국내 제약산업의 현주소는 '영세한 기업규모와 제너릭(복제약) 위주의 소형 품목 생산’으로 진단할 수 있다.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약 13조원(2007년 기준) 수준이지만, 제약사 수는 약 800여개사에 달하며 생산 품목도 약 1만6천 가지가 넘는다.
생산액 기준으로 시장규모가 11조4천억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품목별 생산액은 평균 6억원이며, 90% 이상이 10억 미만인 소형 품목인 셈이다.
업체당 평균 생산액이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약 400억원 규모이며, 20위권내 기업의 매출액 역시 약 1천억∼7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주로 제너릭 의약품 생산과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의약품 라이센스를 구매해 판매하는 방식에 치중했다는 방증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국내 제약사는 풍부한 제너릭 개발경험과 유기합성 및 제제 연구분야 기술축적으로 개량신약(수퍼제너릭) 개발이 활발하다.
또 의료비지출 증가 억제를 위한 전세계적인 제너릭시장의 확대 정책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유도하고 있다.
특히 일본, 미국, 중국, 베트남 등지로의 의약품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근래 들어서는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에 신약개발 기술을 수출하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얼마전 동화약품이 골다공증치료제를 약 5억 달러에 기술수출한 데 이어 한미약품이 최근 자체 개발한 복합형 고혈압치료 개량신약인 ‘아모잘탄정’에 대한 품목허가 신청을 한국MSD(제품명, 시모니정)와 공동 진행키로 했다.
그동안 외자사 제품을 국내 제약사가 구매해 판매해왔던 국내 제약업계 입장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고 있다.
더구나 한-미 FTA 계약 체결에 따른 개방환경에 대비하고 국내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제약사의 해외시장 진출이 중요하다는 점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7년 향후 10년동안 추진해 나갈 사업으로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이란 로드맵을 수립한 바 있다.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따르면 크게 3단계로 나눠서 1단계(‘08∼’10)에서는 국내 제약산업 제도의 선진화와 시장개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구조조정을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2단계(‘11∼’12)부터는 수퍼제너릭육성사업 및 혁신신약개발 지원사업 등을 확대하고 해외 인∙허가 와 마케팅 활동으로 수출지향적인 제약산업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그리고 2017년까지 진행될 3단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 등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기업 육성을 목표로 신약개발 지원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 같은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추진을 위해 향후 10년간 약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예산 1조원 중 국내 제약사들의 해외수출 지원을 위해 쓸 예산은 불과 44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배정한 예산이 너무 적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취약한 해외시장 개척능력 및 전문인력 부족이 수출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며 “영세한 업체들의 해외마케팅 능력을 지원하고 인허가 등 전문지식을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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