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9일 대기업에 “100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즉시 금고문을 열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권을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조합 등 각 경제주체들의 고통분담을 호소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저소득층 대책에 대해 “신빈곤층과 저소득층에게 소비 쿠폰과 푸드 쿠폰을 나눠주는 방안을 정부와 함께 적극 검토하겠다”며 “저소득층에게 진학과 취업 시에 할당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현재 9급 공무원 신규채용시 저소득층을 1% 의무채용 하도록 돼 있는 계층 할당제를 더욱 확산시키겠다”며 “올해 정부 공공기관의 인턴 3만1000개, 중소기업을 통한 인턴 2만5000개를 각각 제공하고 시중 금리보다 높은 학자금 금리 인하도 적극 추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들은 종업원에 대한 해고는 자제해 달라”며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임금의 3분의 2까지 지원하고 이를 4분의 3까지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 우리나라에는 500만 명이 넘는 비정규직이 있다”며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서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아가고 있는 비정규직을 위한 대기업의 대승적 양보와 배려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올 한 해는 사용자와 노조, 정부가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며 노사정대타협을 강조했다.

이밖에 박 대표는 야당에 '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했다.

박 대표는 “경제회생의 디딤돌이 돼야 할 정치가 걸림돌이 돼 왔다”며 “야당은 당장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 머리를 맞대고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줄 희망의 메시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때와 장소, 형식과 의제를 가리지 않고 만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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