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모토로라, 살아날 수 있을까?

2009-02-15 14:37
모바일 사업 부진 적자폭 늘어

   
 
사진: 레이저폰의 성공으로 승승장구하던 모토로라가 위기에 직면했다.

모토로라의 모바일 사업이 최근 급격히 쇠퇴함에 따라 모토로라 전체에 비상이 결렸다.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부는 2년 전만 해도 레이저폰의 성공에 힘입어 모토로라 전체 연매출 428억달러(약 60조원)의 70%를 도맡았다. 아울러 26억9000만달러의 이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모바일시장 점유율도 23%에 달했다.

하지만 모바일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모토로라 전체 매출의 33%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모토로라의 분기별 모바일폰 수출은 2년전 6600만개에서 1900만개로 크게 줄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6%대로 추락했다.

모토로라는 매출 부진을 비용 절감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지만 적자 규모는 오히려 계속 불어나고 있다. 모바일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에 5억95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2년 동안 모두 34억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한편 케이블 모뎀과 디지털TV 셋톱 박스, 무선 네트워크 장치 등 전자 제품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모토로라의 '홈앤네트웍스모빌리티'와 '기업모빌리티솔루션' 사업부는 흑자를 기록했다.

그레그 브라운 모토로라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두 사업부는 지난해 높은 수익률로 흑자를 기록해 대부분의 사업 부문 중 최상위권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홈앤네트웍스모빌리티’와 ‘기업모빌리티솔루션’ 사업부의 영업 이익률은 각각 10.9%와 21.4%로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브라운 CEO는 "두 사업부는 견고한 유통 경로를 가진 모토로라 프렌차이즈와 주요 고객층을 상대로 입지를 넓힌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한 해 전(19억2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24억달러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사업부의 흑자도 모바일 사업부의 막대한 손실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리처드 윈저 노무라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모토로라가 발표한 실적과 관련, " 모토로라는 지난 4분기 35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1년 만에 20억 달러 상당의 손실을 입었다"며 "모토로라가 독립형 기업이라면 이제 곧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토로라는 시그마 투자펀드와 단기 투자금 등 총 74억달러의 현금과 33억달러 가량의 넷캐시를 보유한 채 지난 한 해를 마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모바일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면 올해 말 모토로라의 현금 잔고는 15억달러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제이 자 모토로라 공동 CEO 역시 "모토로라가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과거의 영화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모토로라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바일 사업부의 문을 닫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두 공동 CEO는 사업부 폐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모토로라는 다만 내년까지 모바일 사업부를 분사(스핀오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운 CEO는 "모토로라의 시장이 모바일 사업의 부진으로 인해 침체돼 있다"며 "하락한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바일 사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브라운과 자 CEO는 "모바일 사업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모토로라 반드시 되살아 날 것"이라며 최근 275만달러 상당의 모토로라 개인 지분을 투자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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