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택배업계 ‘무한생존 경쟁’ 돌입하나

2009-02-10 15:48

-중견업체들 “우리는 문제 없다”

중견 택배업계가 올 한해 ‘무한생존경쟁’에 돌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택배업계는 2005년부터 시작된 업체간 저가경쟁으로 수익성은 악화되고 서비스능력 저하로 인한 소비자불만은 높아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동원택배가 사업을 정리하는 등 한차례 구조조정을 거쳤다.

지난 9일 한국신용평가는 특별보고서를 통해 “택배업계의 외형적 성장은 계속되겠지만 수익성 악화로 인해 메이저 업계를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견 택배업계는 이에 대해 “우리는 문제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메이저 택배업계로 꼽히고 있는 업체는 대한통운, 한진택배, 현대택배, CJ GLS 정도이며 동부익스프레스, KGB택배, 로젠택배, 옐로캡, 하나로택배 등이 중견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우 중견업계로 평가받는 것 자체를 부정했다. 동부익스프레스 관계자는 “택배업 뿐 아니라 3자물류, 항공물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매출액 순위를 자체 조사한 결과 대한통운, 한진에 이어 우리가 업계 3위”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나온 사업매각설에 대해서도 “지난해에도 똑같은 얘기가 나온 바 있다”면서 “전혀 사실무근이며 지난해 1000억원의 순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현철 KGB택배 기획조정실 실장도 “지난해 일부 대기업이 택배사업에 진출했다 망가진 경우가 있지만 이는 경영의 문제”라며 “대기업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꾸준히 흑자경영을 해 오고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올 상반기 경기침체와 맞물려 이 같은 생존경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일 ‘물류산업 전망조사’ 보고서를 내고 “10%대 성장을 이어오던 물류산업이 올 한해는 1%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택배업은 해운업, 항공업 등에 이어 5번째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업종으로 꼽혔다.

한 택배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올 상반기에 한두업체가 더 정리된다는 얘기가 업계에 공공연하게 있다”며 “업계 전체 매출은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경우를 들며 “국내 택배업계는 일본을 10년 차로 따라가고 있다. 메이저 업체가 9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과 같은 현상이 국내에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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