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이 최고'…金 판매 사상 최대

2009-02-10 15:03
글로벌 금융시스템 불안감 고조…'골드러시' 확산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금괴와 금화 등 금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조폐국에서 만드는 금화인 '아메리칸 이글'은 지난달에만 9만2000온스(약 70만돈)가 팔렸고 이는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4배에 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UBS의 존 리드 귀금속 투자전략가는 "올해 금에 대한 투자 수요는 지난 2007년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재의 금융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지난 6개월간 금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금 ETF(상장지수펀드)에도 자금이 몰리면서 이들 펀드의 금 매입량도 급증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탈 집계로는 지난달에 금 ETF가 새로 사들인 금만 105t에 이른다. 월간 매입 규모로는 지난해 9월 104t에 이어 사상 최대치로 지난달 전 세계 금 광산 채굴량의 절반과 맞먹는다. 이로써 금 ETF의 전체 금 보유량은 1317t으로 급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치다.

투자자들이 잇달아 금을 매입해 묵혀 두고 있는 동안 정작 금에 대한 수요를 이끌어왔던 보석 등 장신구 수요는 사라졌다. 치솟은 금값 탓이다. 주요 시장이었던 인도와 터키, 중동 등지에서 급감한 수요가 그나마 금값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그렇다고 금에 대한 투자 열기가 쉽게 식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UBS와 골드만삭스는 최근 투자자들이 금을 보유하고 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온스당 892달러인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상품투자 전문가인 조나단 스폴도 "올 들어 들어온 금 관련 투자 상담 건수가 지난 한 해 이뤄진 상담보다 더 많았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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