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車시장, 한·일에 내줄 수 없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9일 미국의 경기위기를 한국과 일본 자동차와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추락하는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로 극심한 타격을 입은 지역들 가운데 하나인 미 중부 일리노이 주(주) 엘카르트를 방문해 경기부양책을 통한 장기 대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동차와 교통산업이 중부지역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경기부양책이 이 지역에서 특별히 중요하다"며 "이번 위기를 스스로 재정비를 시작하는 계기로 활용하지 못하면 우리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회사들을 따라잡아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없게 돼 계속 추락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작년 11월7일 대통령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의 근간인 자동차업계 살리기에 앞으로 정국운영의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발언이 대통령 취임 후 경제살리기를 위한 경기부양책 통과와 대국민 통합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둘러싼 한미 자동차 협상 등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회사들이 재정비를 통해 일본이나 한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연비가 우수한 미래형 차를 만들도록 돕겠다"며 "미국인들이 이런 (연비가 뛰어난) 새로운 차들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간 재생에너지, 풍력, 태양력, 차세대 바이오연료 개발 등에 1천500억달러를 투자, 5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엘카르트에서 상원의 경기부양책 처리를 앞두고 공화당의 반대에 직면해 취임후 리더십을 시험받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대중 연설에 나서 "우리는 기다릴 여유가 없다. 우리는 기다리면서 최선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런 혼란에 빠지게 한 실패한 똑같은 정책에 기댈 수는 없다"며 경기부양책 통과의 시급성을 호소했다.
그는 경기부양책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이것은 완벽하지 않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규모가 적정하고 우리 경제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고 21세기형 경제체제로 전환하는 일자리 창출하도록 하는 데 우선순위를 제대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엘카르트에 이어 10일 플로리다 주 포트마이어스, 12일 일리노이 주 피오리아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이날 저녁에는 미 전역이 시청할 수 있는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기자회견을 처음으로 할 예정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자들은 경기부양법안이 늦어도 오는 16일까지는 대통령이 서명할 수 있게 되길 희망해왔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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