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쌍용차 살아날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시작되면서 신차 출시까지 정상 가동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쌍용차는 하반기까지 생산 정상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9일 쌍용차 노사에 따르면 노사는 법정관리 개시 전인 지난 4일부터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세우기 위해 노사간 협의를 시작했다.
안건별로 팀을 나눠 실시하는 협의에서 노사는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C200 생산 방안, 경영정상화를 위한 인력 및 급여 운영 방안, 신차 출시를 위한 인력 재배치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한다.
노사는 C200의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에는 일단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노사는 이달 중 C200 생산을 위한 라인 교체 공사를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그로 인한 휴업 실시, 인력 재배치 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됐던 C200은 기존의 프레임 방식이 아닌 차체와 차대가 일체형인 '모노코크' 방식으로 무게와 연비 등 기능면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신차 C200의 존재가 큰 역할을 했다"며 "쌍용차는 물론이고 재판부도 C200의 가능성에 큰 기대를 보였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하반기 C200 출시와 함께 생산 정상화를 이룬 뒤 준중형 세단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해 시장 점유율과 수출 물량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심각한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차가 신차가 출시되는 하반기까지 정상 가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가 문제다.
쌍용차의 가용 현금 보유액은 지난달 9일 법정관리 신청 직전 74억원에 불과했다. 전 직원 7천여명의 한달 급여인 250여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액수다.
이처럼 현금 보유액이 떨어지면서 부품 공급, 직원 급여 지급 등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지난달 쌍용차의 가동률은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판매실적은 지난해보다 82%나 줄었다.
또 쌍용차가 납품 대금으로 발행한 어음 동결로 협력업체들이 도산 위기를 겪으면서 부품 공급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470여개 협력업체로 구성된 채권단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지원을 결의했지만 쌍용차가 50% 가량의 가동률을 유지해야 업체들도 생산을 계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회생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추후 회생 계획안을 보고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신규 자금 지원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대규모 구조조정, 임금 삭감, 향후 2년간 승격.승호.채용 동결, 복지지원 중단 등 자구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는 "다른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하겠지만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구체적인 자구안은 기업 실사가 모두 이뤄진 뒤 확정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판촉 등을 통해 차량 판매를 늘려 현금 보유량을 키우고 신차 출시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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