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입주한 아파트가 준공승인까지 났으나 해당 아파트 부지의 일부가 송사에 휘말리면서 입주자들이 소유권보존등기를 하지 못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입주민들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면서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개발이 시행하고 GS건설이 시공한 경남 거제시 신현읍 수월자이 아파트 입주민들은 진행중인 소송으로 인해 아파트 대지에 대한 소유권 등기가 불가능해졌다며 시행사와 시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월자이는 지난해 12월 26일 거제시로부터 준공승인을 받았으며 같은달 29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하지만 시행사의 채무관계로 인해 아파트 일부 대지에 법원의 가처분금지 결정이 내려져 있어 입주자들이 토지에 대한 등기(대지권)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행사인 윤석개발이 아파트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11억원의 채무를 변제하지 않아 사해신탁 여부 문제가 불거진 것. 이로 인해 지난해 10월 23일 창원지방법원으로부터 아파트 사업부지 1필지에 부동산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입주민들은 매매는 물론 전세권 설정 등 권리행사에 제약을 받게  된 것이다.

윤석개발과 채무관계에 있는 아이에스연구소 측은 "이번 일은 1차적으로 준공승인을 내준 거제시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만 이 모든 사실을 숨긴 GS건설 또한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며 "이번 소송에서 승소하면 모든 필지에 대해 가처분금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중구 입주예정자협의회 대표는 "시행·시공사가 법률적으로 자유롭다는 것이 가장 분통터진다"면서 "현재 시행대행으로 맡고 있는 대한토지신탁 측에선 '우리는 대행을 맡고 있기 때문에 책임 여부는 GS건설과 시행사인 윤석개발에 따져 물으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시행·시공사 측은 입주예정일을 연장해주지도 않고 있어 대출금에 대한 연체료를 물어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가처분 금지 무효 소송을 진행 중으로 이르면 2월 중순 경, 가처분금지가 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그러나 거제시로부터 준공승인을 받기 이전에 법원으로부터 가처분 결정을 받은 GS건설이 입주예정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무효결정이 내려져 등기가 가능해진다 하더라도 시공사인 GS건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입주민 김모(여)씨는 "GS건설을 믿고 주변 시세보다 비싼 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날벼락을 맞았다"며 "가처분금지 결정이 10월에 났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주 당시(12월) 안내문엔 이같은 사실을 전혀 고지하지 않았으며 시행사는 이제와서 '입주예정일 기간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권 대표 또한 "KB자산운용과 대한토지신탁에도 '입주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항의를 해봐도 'GS건설 측에서 움직여야만 우리도 나설 수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라면서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이 모든 사실을 은폐하려고 하는 GS건설의 사기행각을 더이상 참을 수 없으며 반드시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 부지는 주택법에 의해 부기등기가 설정돼 있고 관리형 토지신탁에 의한 신탁재산으로 가처분 신청이 들어올 수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의신청이 받아들여 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행사 측에서 현재 입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입주기간 연장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수월자이아파트는 112.2~207.9㎡(34~63평형)의 중대형 규모의 대단지아파트로 현재 80%이상 입주가 완료됐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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