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메모리 반도체, 세계시장 독주한다
최근 경기 침체로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회복 불능에 가까운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앞선 기술로 희망의 신호탄을 쏜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들은 2년여 전부터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면서 가격 인하 등을 통해 '제살깎기' 식의 경쟁을 보여왔다.
이러한 경쟁환경에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실물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계들의 4분기 실적은 참담한 수준이다. 업계의 평균 50% 이상의 영업손실률을 기록했다. 즉 100원어치의 제품을 팔면 오히려 50원 이상을 손해본 셈이다. 일부 업체의 경우 매출액보다 영업손실액이 더 큰 경우도 발생했으며, 아예 실적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역시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경쟁사들에 비해 그 손실 규모가 적다. 여기에 경쟁사들을 크게 앞서는 기술력 역시 향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양사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는 40나노급 D램 개발 성공이다. 40나노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칩의 크기가 작고 생산원가도 20% 이상 저렴하다. 소비전력 또한 3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생산성 향상 효과도 60% 가까이 상승시킬 수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이러한 40나노 공정 개발에 이미 성공했으며, 올해 3분기에 40나노 제품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50나노 공정에도 제대로 돌입하지 못한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1년 이상 앞서는 수준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60나노와 50나노급 개발 및 양산 역시 경쟁사들보다 한 발 빨리 성공하며 선의의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경쟁사들이 실적부진으로 기술 개발 투자에 적극적이지 못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선도적인 기술개발은 향후 세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40나노 제품이 양산되는 3분기에는 세계 경재도 다소 안정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반도체 가격이 반등기미를 보이고 있어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와 2분기가 지나면 이들 40나노 제품에 대한 수요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3분기에는 삼성전자는 물론 하이닉스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 50나노 제품을 양산함으로써 해외 업체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높을 분 아니라 3분기 40나노 양산으로 그 경쟁력이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급이 감소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다소 상승되고 있는만큼 반도체 가격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경우 원가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혜택의 대부분을 챙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또 "경기침체 국면이 진정되고 수요가 다시 살아날 경우 해외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크게 벌린 국내 업체의 선전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