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통법 시행 첫날… 일선창구 혼란없이 마감
투자자 "기존 가입자 확인절차 생략해야" 불만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첫날인 4일 펀드를 판매하는 시중은행과 증권사 창구에선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대한 불만이 일부 투자자로부터 제기됐으나 찾는 고객이 적어 큰 혼란 없이 업무가 마감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펀드 수익률이 악화된 탓에 이날 주요 증권사 창구를 찾아 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실제 펀드 판매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서울 강남 지역 삼성ㆍ대우ㆍ현대증권 지점을 찾았으나 주식시장이 끝나는 오후 3시까지 가입자는 평균 5명 미만이었다.
이 덕분에 우려했던 혼란은 생기지 않았지만 일부 고객은 평소보다 길고 복잡해진 펀드 가입 절차 때문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우증권 역삼지점에서 만난 이모(27)씨는 "신규 가입자는 준칙을 적용하더라도 기존 가입자는 투자성향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다시 조사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종로지점을 찾은 도모(38)씨는 "준칙에 따라 펀드에 가입하니 평소보다 3~4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과거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이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잠깐 들러 펀드에 가입했다면 지금은 결심을 확실히 하고 와야 할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삼성증권 영업부 관계자는 "길어진 상담시간 때문에 고객 한 분이 오전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며 "펀드 수요가 전처럼 회복되면 일선창구에서 혼란이 생길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표주투자권유준칙 적용에 호의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동양종금증권 강남지점에서 생애 첫 펀드를 개설한 황모(26)씨는 "바뀌기 전 상황을 몰라서 오래 걸리는 건지도 몰랐다"며 "초보 입장에서 시간이 길어지더라도 차근차근 설명해줘서 좋았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 투자성향을 5단계에 걸쳐 분류한 뒤 이에 적합한 상품만 팔 수 있도록 한 표준투자권유준칙을 마련하고 이날부터 적용하도록 각 회원사에 통보했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