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 연체율과의 전쟁 돌입
최근 경기침체로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은행들이 연체율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이순우 수석부행장 직속으로 본부부서장 14명과 실무그룹 부부장 17명으로 구성된 연체관리 종합대책반을 구성하고 개인, 중소기업, 카드, 투자은행(IB) 등 고객본부별로 실무직원으로 구성된 연체전담지원팀을 설치했다.
또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 중 연체율 항목의 비중을 확대해 영업점 자체적으로 연체율 관리에 신경을 쓰도록 했으며 연체 여신을 신속하게 정리하지 않은 채 장기 보유하는 지점에는 벌점을 부과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여신관리부 내 여신집중관리반을 신설해 특별관리가 필요한 여신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가계와 기업, 신용카드 부문별 건전성 현황을 점검하고 연체관리 단계별 비상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총 여신 3억 원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워치리스트(watch list)를 작성하는 등 사전 점검을 강화하고 있으며 할인어음 취급 때 발행인 신용도를 확인하고, 정상적인 상거래를 수반하지 않은 채 자금 융통만을 목적으로 발행된 융통 어음을 취급하는 사례가 없도록 영업점에 지시했다.
외환은행은 여신본부와 기업사업본부 공동으로 구성된 크레디트 리스크관리 특별대책팀을 신설해 업체별 신용위험 점검을 통해 잠재 부실기업의 발굴과 문제기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며 문제 기업은 각 사업본부, 영업점과 연계해 특별관리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연체율 관리 실적이 높은 직원들의 평가 점수를 상향 조정했다.
은행들이 연체율 관리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금융위기가 터진 후 기업들의 연체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는데다 올해도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연체율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1.08%로 전년 말 대비 0.34%포인트 급등했다.
이기만 우리은행 여신정책부장은 "연초에는 연체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연체율 관리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그동안 본점 차원에 연체율을 관리했지만 앞으로는 KPI 배점을 상향 조정하는 등 영업 현장에서도 연체율 관리에 신경쓰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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