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직장인 김 모(27)씨는 최근 케이블TV방송 계약 해지를 거부당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김 씨는 매월 관리비에서 유선방송 이용료가 빠져 나가는 것을 발견하고 케이블TV업체에 이를 해지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업체는 ‘단체 수신 계약’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것.

#사례2.
주부 이 모(33)씨는 고화질과 다채널, 각종 부가서비스 기능이 있는 디지털TV로 전환하고 싶었지만 이 씨의 아파트가 맺고 있는 단체수신 계약 때문에 불가능했다. 이 씨가 디지털TV를 보기 위해서는 다른 케이블망을 개설해야 하지만 공사로 인해 아파트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힌 것.

케이블TV 방송 ‘단체수신 계약’에 대한 가입자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다. 

‘단체수신 계약'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단체수신가입자와 유료방송사업자가 방송서비스의 범위, 수신시설 설치내역, 수신요금 등을 두고 맺는 공동계약을 말한다.

단체수신 계약은 케이블TV방송사(SO) 가입자의 23.1%, 수신료의 12.8%로 가입자 5명 중 1명꼴이다.

단체계약을 하면 가입자들은 1만원대 수신료를 2000원~6000원대 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가입자들의 개별해지를 곤란하게 해 타업체 선택을 제한하고 케이블TV 디지털 전환에도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한 단체수신 계약 가입자는 “내 의사와 상관없는 단체계약 때문에 이용하기 싫은 서비스를 억지로 이용해야 한다니 황당하다”며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고 TV를 보는 사람도 없어 매월 수신료를 낭비하는 셈이다”고 말했다.

다른 가입자도 “디지털TV로 전환하고 싶어도, 아파트에 케이블 망이 하나만 깔려 있어서 개별 전환이 불가능 했다”며 “단체로 디지털TV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없는한 디지털TV를 보기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업계는 디지털TV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라도 단체수신 계약을 개별수신 계약으로 전환하고 싶지만 요금인상에 대한 반발이 커 이행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디지털TV 전환을 위해서라도 개별 계약으로 가야하는 시점이다”며 “하지만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 반발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를 열어 잘못된 단체수신 계약 관행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최소영 기자 yout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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