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지정 9년래 최저…중장기 주택수급 '빨간불'
올해 택지지구 지정 면적이 9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중장기적인 주택수급 불균형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새로 지정된 택지는 수도권 2㎢, 지방 8㎢ 등 총 10㎢에 불과하다. 이는 연내에 신규 택지 지정 계획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실적과 다름없는 것으로 지난 1999년(9.6㎢)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택지지정은 국민의 정부에서 연평균 17.7㎢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고 참여정부 초기 집값 불안으로 이어지자 지정 규모가 확대돼 2004년 48.8㎢, 2005년 64.8㎢, 2006년 75.8㎢로 꾸준히 늘다 지난해에는 54.5㎢로 다소 줄었다.
올해 택지 지정 실적이 부진한 것은 전국 미분양주택이 16만가구에 달할 정도로 급증한 데다 지난 8월 인천 검단2지구(6.9㎢)와 오산 세교3지구(5.2㎢)를 신도시로 추가 지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올해 신규 택지 지정 목표는 16㎢로 계획했으나 미분양 사태와 신도시 지정 등으로 성과 목표를 10㎢로 변경하게 됐다"며 "신도시 추가 지정에 따른 택지 지정 실적은 내년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신도시나 임대주택단지 등을 많이 지정했던 참여정부와는 달리 새 정부에서는 주택 공급 방안으로 도심 재개발이나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 역세권 개발 등을 추진하게 된 것도 신규 택지 지정 필요성을 감소시켰다.
하지만 택지지구 지정 면적의 감소는 중장기적으로는 주택을 지을 택지 부족으로 이어져 집값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택지 공급 이후 주택을 지어 입주하는 데까지 보통 2∼3년 가량 걸리는데 공급 실적 역시 부진하기 때문이다.
올해 주택건설업체에 공급된 택지 면적은 지난달까지 39.8㎢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목표(30.7㎢)를 30% 가량 넘어선 물량이지만 지난 2003년(24.4㎢)이후 5년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