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산타랠리' 과연 올까

2008-11-27 14:14


경상수지 흑자ㆍ통화스와프 자금유입 덕 가능성 고조

올 주식시장 마감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연말 '산타랠리' 가능성에 증권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월 경상수지 사상최대 흑자와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유입 소식이 금융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고 있는 가운데 조심스럽지만 연말랠리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현재 시장을 이끄는 것은 기대심리 뿐이라며 경기불황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시장에 숨은 악재를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올해도 연말선물은 있다=연말연시에 몰릴 국내외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발표가 관건이겠지만 미국 신정부 출범이 경제위기에 대한 국가간 정책공조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로 세계 증시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미국 신정부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뉴욕증시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심리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4분기 기업실적이 나올 내년 1분기까지는 기대심리 차원에서 코스피가 오름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통신ㆍ음식료 업종 같은 경기방어주가 유리해 보이는 만큼 한국전력, SK텔레콤, CJ제일제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면 화학ㆍ철강ㆍ자동차 업종은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감소로 당분간 고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연말랠리 상승폭은 추가적인 환율 하락과 외국인 투자심리 회복 여부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함성식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경상수지가 예상보다 긍정적이고 환율도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미 연말랠리가 출발선에 들어섰다고 본다. 하지만 원ㆍ달러환율이 1200원대로 들어서고 원화약세로 외국인 매수가 이어져야 본격적인 상승 국면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함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산업 구조조정도 달러 약세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에 긍정적이다. 연말까지 8700선 수준인 다우지수가 9600선을 회복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코스피는 1200선까지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외 정책당국이 경제위기 대응에 속도를 내면서 연말랠리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유입과 환율 10월 경상수지 호전, 환율 하락도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연말장에서는 경기민감주인 기계ㆍ운수ㆍ철강 업종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은행 업종 또한 정부가 적극적인 구제정책을 펼치고 있어 긍정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눈높이는 낮춰라=단기적인 투자심리는 분명히 좋아졌지만 본격적인 경기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만큼 연말랠리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에서 900선에 대한 저점지지 기대감으로 저가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까지 직전 저점을 위협할 만한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1100선 이상에서는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의미있는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이며 하반기 경기회복 국면에서 본격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뚜렷한 실적개선이 점쳐지는 전기ㆍ전자ㆍIT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정보팀장도 "미국 오바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등하고 있으나 1100선을 넘어서면 시장이 부담을 느낄 것이다. 상당 부분 기대감만으로 반등하고 있을 뿐 연말랠리라고 부를 만한 큰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약세장이 예상되므로 대형주나 가치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다. 하반기부터는 구조조정 이슈가 부각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은행ㆍ건설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말 반짝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시장에서 숨은 악재를 살펴야 할 때라는 조언도 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이끄는 것은 기대심리일 뿐이며 연말랠리를 바라기보다는 시장에 숨은 악재를 파악하고 대비해야 한다. 현재 상황을 매수 적기로 보기 어렵고 연말까지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장이 펼쳐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정책당국이 긴급조치에 나서면서 시장은 다소 안정세를 찾았으나 경기 여건을 보면 여전히 불안하다. 글로벌기업을 봤을 때 달러강세가 4분기 내내 이어졌기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이익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문진영ㆍ서혜승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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