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보고서에 춤추는 주가

2008-11-25 17:13

GS건설, 엇갈린 전망 탓 급등락
자동차株, 내수위축 평가 직격탄

국내 상장사 주가가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에 따라 춤추고 있다. 대형 건설주나 자동차주 같은 시가총액 상위에 드는 우량종목조차 외국발 전망 하나에 희비가 갈리는 모습을 번번이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GS건설은 JP모건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한 데 힘입어 전날 하한가로 추락했던 급락세에서 벗어나 3.71% 내린 3만7600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장중 GS건설은 9% 가까이 오르며 4만25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반면 GS건설은 전날 CLSA가 매도 의견을 내놓으면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이틀새 외국계 증권사가 상반된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급등락을 반복한 것이다.

JP모건은  "GS건설 지급보증액은 대부분 분양률이 높은 서울시 공사에 집중돼 있다.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는 말이 안 된다"고 전했다.

사실상 CLSA가 GS건설에 대해 쓴 보고서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CLSA는 전날 "GS건설은 3분기 기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급보증액이 5조610억원 수준이고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차지하는 비중도 1조4930억원에 달한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도로 낮췄다.

이에 비해 JP모건은 "GS건설 현주가는 과매도 상태이다. 이미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대부분 반영했다"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했다. JP모건은 "GS건설 지급보증액 5조원 가운데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 금액은 최대 9000억원에 불과하다. 지급보증액은 82%가 서울시 공사에 몰려 있는데 이 지역 분양률은 80%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날 자동차주는 외국계 증권사가 내놓은 비관적인 전망에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7.25%)와 기아차(-12.82%)를 비롯해 쌍용차(-5.82%) 현대모비스(하한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이같은 급락세는 다이와증권이 국내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산한 게 원인이었다. 다이와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판매가 이달 들어 20일까지 전월대비 26.9%와 22.7% 급감했고 쌍용차 또한 11.7% 줄었다. 연말까지 국내 자동차주에 대한 보수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내수 판매가 줄었더라도 최근 주가 하락은 너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국내 판매가 감소해도 최근 원화 약세로 인해 수출로 충분히 보충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위축에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생존게임 승자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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