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발 300조 폭탄 터진다?
씨티그룹에 200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신용위기 사태가 최악의 상황을 넘기고 있다는 안도감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이번에는 헤지펀드발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헤지펀드업계가 3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전세계를 휩쓴 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헤지펀드업계의 자산이 반토막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헤지펀드들이 2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내다팔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기관 샌포드 C. 번스타인이 헤지펀드 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레버리지 위험을 줄이기 위한 자산 매각이 절반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위기에 빠진 헤지펀드업계가 2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헤지펀드업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 |
응답자의 23%는 자산 매각이 4분의3 정도 진행됐다고 대답했다. 이는 최근 활발한 자산 매각으로 상품시장 급락을 이끈 것으로 평가받는 헤지펀드들이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처분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헤지펀드 업계가 최소한의 자금으로 최대한의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최근 고객들의 자금 인출과 함께 금융기관의 대출 조건 강화로 심각한 압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S&P500지수가 지난 10월까지 올들어 38% 하락한 가운데 헤지펀드 업계는 16%의 손실을 기록했다.
번스타인의 아담 파커 애널리스트는 "손실 압력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헤지펀드 업계가 2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이 투자위험 수위를 조절하면서 업계 자산의 총 레버리지 비율은 올들어 142%로 하락한 상태다. 지난해에는 175%를 기록한 바 있다.
투자자들 역시 헤지펀드에서 급속히 발을 빼고 있다.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모두 1조5000억달러로 추정되는 글로벌 헤지펀드업계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400억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헤지펀드업계가 입은 손실만 1150억달러로 추정된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아직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베이를 통해 매니저의 52%가 투자자들의 환매가 마무리됐다고 밝혔지만 41%는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환매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답했다.
헤지펀드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보수적인 투자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헤지펀드업계의 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높아졌다. 이는 2년 전 7%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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